현장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부실 공사를 부추기는 불법하도급과 대금 체불을 뿌리 뽑기 위해 정부가 수도권 건설현장 집중 점검에 나선 결과, 무등록·무자격 시공 등 다수의 불법 행위가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1일부터 29일까지 AI 분석으로 선별한 수도권 의심 현장과 대금 체불이 신고된 현장 75곳을 점검해 18개 현장에서 26개 업체의 불법하도급 29건을 적발하고 1억2천580만원 규모의 체불 대금을 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점검을 통해 건설 경기가 활발한 수도권 일대에서 무등록·무자격 업체에 일감을 떠넘기는 불법 사례가 각지에서 확인됐다. 실제로 경기도 평택시의 한 다가구주택 신축 현장에서는 수급인이 조적공사(벽돌쌓기)를 건설업 면허가 없는 무등록 개인 시공팀에 불법으로 넘기다 적발됐다. 또 서울 광진구의 오피스텔 신축 현장 역시 금속·창호 면허가 필요한 가설울타리 설치 공사를 무등록 업체에 통째로 맡겼다. 서울 성동구의 홍보관 개보수 현장에서는 실내건축 면허만 있는 하수급인에게 전문 자격이 필요한 외부 비계(가설 발판) 공사까지 무리하게 넘기다 덜미를 잡혔다.
이처럼 적발된 불법하도급 29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평택이나 광진구 사례처럼 면허가 아예 없는 ‘무등록자 하도급’이 20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시공 자격이 없는 업체에 일을 맡긴 ‘무자격자 하도급’은 4건, 발주자 승낙 없이 또다시 일감을 넘긴 ‘재하도급 제한 위반’은 5건이었다. 이 밖에도 하도급계약 미통보나 대금 지급보증서 미발급 등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사항 60건도 함께 적발됐다.
불법 시공과 함께 현장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대금 체불 문제도 일부 해소됐다. 국토부는 신고가 들어온 12개 현장 중 8곳에서 건설기계 대여금 등 총 11건, 1억2천580만원의 체불액을 즉시 지급하도록 조치했다. 미해소 건에 대해서도 소송이나 공제조합 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
국토부는 적발된 위반 사항에 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1년 이하의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사안에 따라 경찰 고발 등 징역·벌금을 묻는 형사처벌 절차를 병행할 예정이다. 상습적이거나 대규모로 이뤄지는 불법하도급은 국토부 장관이 직접 처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건설현장의 대금 체불은 건설기계 대여업자와 현장 노동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악의적 행위”라며 “체불 신고 현장과 불법하도급 의심 현장을 상시로 점검해 적발된 위반 사항은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