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는 박성준 신작 개발그룹 그룹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신작 개발과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네오위즈는 최근 몇 년간 ‘P의 거짓’과 ‘P의 거짓: 서곡’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단순한 회사 실적 개선을 넘어 처음으로 시도한 장르임에도 해외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박 내정자는 이러한 성장세를 견인해 온 핵심 인물로 개발 현장을 진두지휘해 온 개발자 출신의 전문가다. 현재 네오위즈가 준비 중인 신작 대부분이 해외 겨냥하고 있는 만큼 박 내정자의 행보가 향후 미래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성준 신임 대표이사, 네오위즈 실적 견인한 핵심 인물
박 내정자는 지난 2013년 네오위즈CRS 개발 이사를 시작으로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 콘솔개발본부장, 라운드8(ROUND8) 스튜디오 본부장을 거쳐 지난 2023년부터 신작개발그룹장을 역임했다. 특히 글로벌 흥행작인 ‘P의 거짓’과 DLC ‘P의 거짓: 서곡’의 개발 전반을 조율한 인물로 꼽힌다.
신임 대표이사 발탁 배경에는 압도적인 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 ‘P의 거짓’은 지난 2023년 9월 출시 이후 적자였던 네오위즈의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세운 공신이다. 실제로 네오위즈의 지난 2023년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전분기 대비 68% 증가한 117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286% 성장한 202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고무적인 부분은 P의 거짓의 지역별 판매 비중이 해외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게임 출시 이후 2개월이 지난 기준으로 P의 거짓의 판매 비율은 해외 93%를 기록했다. 이 중에는 콘솔 주요 시장인 북미, 유럽 판매 비중이 73%를 차지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가 해외 시장 공략을 기업의 핵심 과제로 밀고 있는 상황에서 P의 거짓의 흥행 사례는 여러 게임사들이 성공 사례로서 참고되는 래퍼런스로 남게 됐다.
네오위즈가 최근 공개한 신작 라인업 역시 박 내정자의 발탁 배경에 무게를 싣는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공개된 신작 대다수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겨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P의 거짓’의 글로벌 흥행을 이끌었던 박 내정자가 향후 신작 파이프라인의 개발과 점검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공략에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세 번째 배경은 신작의 장르적 다양성이다. 네오위즈는 이미 성공 방정식을 세운 소울라이크 장르에 안주하지 않고 서브 느와르 CRPG, 1인칭 RPG, 라이프 시뮬레이션 등 새로운 게임 장르에 도전한다.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게임의 개발과 서비스는 막대한 리소스가 투입되어 과감한 결단이 어렵다. 그럼에도 네오위즈가 이 같은 행보를 택한 것은 이미 실적으로 경영 능력을 증명한 박 내정자의 이력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박 내정자는 신작 개발에 대한 방향과 기준이 확고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스타일과 기준을 고려한다면 신작 파이프라인 라인업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창사 이래 첫 개발사 출신 대표, 네오위즈가 맞이할 변화
게임업계가 중요한 시점에 경영진 인사를 단행해 신작 라인업, 개발 프로젝트, 향후 로드맵을 전면 재점검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3년 박병무 공동대표를 영입하며 자회사 분사와 권고사직 등 강도 높은 조직 쇄신에 나선 바 있다. 넥슨 역시 지난 2월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 창업자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을 선임해 경영 혁신과 구조 개선을 예고한 상황이다.
개발자 출신 대표를 선임한 네오위즈를 두고 업계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개발자 출신 대표는 프로그래머, 아트, 기획 등 출신 직군에 따라 경영 스타일이 갈리지만 대부분 뚜렷한 개발 기준을 고수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기조가 시장 트렌드와 맞물려 시너지를 낸 대표적인 사례는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다. 과거 ‘블레이드&소울’의 아트 디렉터(AD)로 비주얼 스타일을 구축하며 이름을 알렸고 시프트업 창업 이후에도 고유의 색채를 담은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를 연이어 흥행 궤도에 올리며 회사를 상장사로 키워냈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 시리즈의 매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다음 흥행작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인사는 흥행을 이끈 성공 경험은 물론 사내 체질 개선과 경영 혁신 방향성을 꿰뚫고 있는 적임자를 내세우며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개발자 출신 임원의 경우 자신의 비전이 뚜렷한 만큼 트렌드와 변화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수직적인 회사 문화로 와전될 수 있는 부분이다”라며 “성공 사례를 보면 새로운 트렌드를 끊임없이 흡수하며 시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송진원 기자 jin1@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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