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에 따르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이하 사학연금공단)은 전날(8일) 급여심의회를 열고 유치원 교사 A씨의 유족이 청구한 ‘직무상 유족급여’ 심의를 가결했다.
급여심의회는 지난달 4일 A씨의 직무상 재해 인정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나 찬반 동수로 보류 결정을 내렸으며, 이날 재심의를 통해 직무상 재해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이번 심의와 관련해 A씨가 근무할 당시 유치원 내 독감 집단감염이 있었지만, 업무 과다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사망과 직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이 사학연금공단에 제출한 자료에는 A씨가 근무하던 유치원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체 원아 120명 중 43명과 교사 2명을 포함한 45명이 독감에 걸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유치원 SNS 단체 대화방에서 보고된 결석 현황과 관련 증언을 토대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족 측은 “비교적 신입 교사인 A씨 입장에서는 병가를 쓰면 방과 후 선생님들이 일정을 대신 들어가야 해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A씨의 동료들도 병가 및 연차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월 27일 B형 독감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사흘간 출근했고 이후 증상이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2월 14일 패혈성 쇼크로 숨졌다.
당시 그는 1월 발표회 준비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으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했으며, 독감 판정을 받은 뒤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하겠다’고 원장에게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부가 유치원 교사에 대한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첫걸음으로 평가한다”며 “이를 계기로 교사가 아파도 쉬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고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와 교원 건강권 보장을 위한 근본 대책 마련에 교육부가 즉각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무상 재해 인정은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며 “여전히 많은 교사들이 대체 인력 부족과 업무 공백에 대한 부담으로 병가 사용을 망설이고 있다. 법정 감염병에 걸리고도 동료와 학생들을 걱정하며 출근하는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건강권과 휴식권조차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교육부는 이번 직무상 재해 인정 결정을 계기로 교사의 희생에 기대는 교육이 아니라 제도로 운영되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립유치원 교사 10명 중 9명은 아파도 쉬지 못하고 출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사립교원노동조합은 최근 전국 사립유치원 교사 265명을 대상으로 병가·연차 사용 실태와 대체 인력 운영 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몸이 아픈데도 병가나 연가를 사용하지 못하고 출근했다는 응답은 88.8%였으며, 독감, 코로나19 등 감염병 의심 또는 확진 상태에서 출근한 경험도 71.3%에 달했다.
사립유치원 교사가 결근할 시 바로 투입할 수 있는 대체인력 체계도 ‘없다’고 답한 비율이 69.5%로 가장 높았으며, ‘형식적으로 있지만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4.4%로 집계됐다.
또한 병가나 연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매우 그렇지 않다’ 60.9%, ‘그렇지 않다’ 18.2%로 부정 응답이 총 71.9%를 차지했다.
아울러 사립유치원에 대체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는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 92.0%, ‘그렇다’ 6.6%로 긍정 응답이 총 98.6%였다.
전국사립교원노동조합 관계자는 “교사가 아플 때 쉴 수 있는 유치원, 대체인력 체계가 작동하는 유치원, 교사의 건강권과 유아의 안전이 함께 보장되는 유치원을 만들기 위해 교육당국과 관계 기관이 책임 있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투데이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