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채소 코너 앞에 서면 늘 마주하는 사소한 고민이 있다. 싱그러운 초록 상추를 집을까, 붉은빛이 감도는 적상추를 집을까. 보통 그날의 신선도나 눈에 띄는 대로 장바구니에 덜컥 담기 쉽지만, 무심코 내민 손길에 따라 우리 몸에 채워지는 영양소 농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겉보기엔 식감만 달라 보이는 두 채소의 잎사귀 속에는 확연한 격차가 숨어 있다.
채소는 겉면 빛깔이 짙을수록 미네랄과 비타민 함량이 높은 대목이 특징이다. 적상추의 붉은빛과 짙은 녹색 잎이 바로 이러한 성분 차이를 결정짓는 요인이다. 어느 한 종류를 무조건 고집하기보다, 요리 용도와 식사 목적에 맞춰 선택하는 편이 알맞다.
철분 6배 미네랄 폭탄…영양소 꽉 찬 '적상추'
몸에 부족한 성분을 듬뿍 채우고 싶다면 적상추를 집어 들어야 한다. 무게 100g을 기준으로 두 상추를 비교하면 영양소 농도는 적상추 쪽이 월등히 앞선다. 적상추는 초록 상추보다 장운동을 돕는 식이섬유와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이 각각 2배가량 많다. 체내 산소 운반을 담당하는 철분은 무려 6배에 달하며, 노화 억제를 돕는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 성분도 3배 넘게 들어 있다.
이처럼 적상추가 영양소 전반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고유의 진한 색상 덕분이다. 식물이 강한 햇빛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과정에서 붉은빛의 세포 보호 물질을 다량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 붉은 색소 성분은 몸속 유해 물질을 없애고 핏길을 맑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평소 쉽게 지치거나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에게 적상추는 천연 영양제와 다름없다. 철분과 칼슘의 흡수율이 높아 성장기 아이들이나 뼈가 약해지기 쉬운 중장년층 식단에 올리면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낸다. 활력을 찾고 싶거나 빈혈기가 있다면 장바구니에 적상추를 더 많이 담는 편이 이롭다.
수분 공급과 체중 조절엔 '초록 상추'
그렇다고 초록 상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초록 상추는 100g당 열량이 약 13kcal에 불과해 식단 관리를 할 때 아끼지 않고 먹기 가장 알맞은 채소다. 잎사귀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땀을 많이 흘리는 날 몸속 갈증을 부드럽게 채워준다.
초록 상추는 씹을 때 아삭아삭한 식감이 두드러져 샐러드로 먹거나 고기에 곁들일 때 식사 만족감을 크게 높여준다. 두꺼운 흰 줄기 부분에는 즙이 많아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주는 효과도 낸다. 고기를 먹을 때 기름진 맛을 잡아주어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낮은 열량에 비해 부피가 큰 것도 장점이다.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넉넉한 부피감 덕분에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해준다. 가벼운 몸을 유지하면서도 배고픔을 참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초록 상추는 훌륭한 대체재가 된다. 무작정 굶지 않고 식사량을 조절하려는 사람에게 초록 상추는 든든한 선택지다.
두 상추 섞어 먹어야 이로운 이유
최선의 섭취법은 한 종류만 고집하지 않고 두 상추를 함께 먹는 방법이다. 적상추의 풍부한 미네랄과 초록 상추의 넘치는 수분감이 만나면 몸 안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상추는 쌈이나 겉절이, 비빔밥 등 밥상 위에서 쓰임새가 넓다. 장을 볼 때 두 종류를 묶음으로 사서 번갈아 꺼내거나 한 대접에 섞어 내면 실천하기 쉽다. 입안에서 번지는 서로 다른 식감과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동시에 챙기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식탁의 색이 다채로워지면 식사 예절과 분위기도 한층 살아난다.
상추의 색깔 차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섭취 목적의 차이다. 몸속 노폐물 배출과 미네랄 보충이 최우선이라면 적상추가, 가벼운 포만감과 수분 섭취가 먼저라면 초록 상추가 맞다. 어느 쪽이든 깨끗이 씻어 꾸준히 먹는다면 여름철 생기를 지키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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