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거치며 예산 30% 삭감…올해도 지도교사 32명만 '반쪽 탐방'
지도교사들, 3박4일간 현지답사…독도경비대에 '초등생 손편지' 전달
(울릉=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사업 초기만 해도 교사와 학생이 다 같이 독도에 갈 수 있었는데 지원 예산이 줄어 일부 지도교사만 다녀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5일 오후 울릉도의 한 허름한 리조트 세미나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교육연수팀을 이끄는 정은정 팀장은 독도지킴이학교의 독도 탐방 현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독도지킴이학교는 전국 각지의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독도 관련 동아리 활동, 교과 연계 수업, 체험활동, 탐방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8년 19개교 지원으로 시작된 사업은 교육부가 2011년 독도교육기본계획을 수립, 매년 발표하면서 빠르게 확대돼 현재까지 총 1천716개 학교가 참여했다.
출범 당시 1천900만원에 그쳤던 지원 예산은 2019년 2억2천500만원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참여 학교도 19곳에서 매년 120곳으로 증가한 상태다.
2011년부터는 울릉도·독도 탐방 프로그램 운영도 시작했다. 탐방에 참여한 교사·학생의 누적 인원은 1천348명이다.
다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2021년 독도지킴이학교 예산은 1억6천만원으로 30% 가까이 깎였고, 5년째 그대로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체감 삭감액은 더 크다.
재단 관계자는 "참여 학교 수를 줄일 수 없어 그대로 120곳을 지원하고 있고 학교별 활동비 지원액은 연 100만원"이라며 "남은 4천만원 정도로 전체 독도 탐방 연수를 하려다 보니 과거처럼 학생들이 동행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2019년 한해만 해도 독도지킴이학교의 울릉도·독도 탐방에는 교사와 학생 139명이 참가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본격화하자 2020년엔 50명의 교사만, 그 뒤부터는 매년 30명 안팎의 교사들만 탐방 기회를 얻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마침 국회에서도 교사와 학생이 함께 독도에 가보는 게 좋지 않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울릉도·독도 탐방에 참여한 지도교사는 32명으로,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3박4일 울릉도 일대를 돌며 독도 관련 유적지와 기념관 등을 두루 답사했다.
5일에는 울릉군이 마련해 준 행정선을 타고 독도에 정박, 경북경찰청 독도경비대 시설도 둘러봤다. 몇몇 초등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손 편지를 독도경비대원에게 전했고, 동북아역사재단은 커피와 짜장라면 등 위문품을 건넸다.
독도 탐방 후 울릉도로 다시 건너온 교사들은 '교류의 시간'도 가졌다. 올해 각자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해 온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김수연 서울 숭덕초 교사는 "6학년 학생 12명과 독도에 다가간다는 뜻에서 '다가감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올해부터 필수가 된 사회정서교육에 기반한 동아리"라며 "그런데 아이들이 '선생님 혼자만 왜 가시냐'며 실망해 안타까웠다"고 했다.
동아리 활동의 주제와 방식은 자율인 만큼 각양각색이었다.
김지환 경기 광주 도척초 교사는 "독도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게 하려고 제가 일본인인 것처럼 '독도 토론'을 진행했더니 아이들이 인터넷 검색으로 독도 역사를 공부해 와 저를 이기려 들더라"며 "독도의 자연 콘텐츠가 부족해 마인크래프트 맵으로 독도를 재현했다. 최종 목표는 오픈소스로 이 맵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성 세종 두루중 교사는 "사춘기 학생은 자극을 추구하고 감정적인지라 국수적이면서도 실리적인 관점에서 일본이 왜 독도를 탐내는지, 그리고 독도가 일본에 넘어가면 우리가 어떤 피해를 볼지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AI)융합대학원에 다닌다는 임현서 서울 홍익대사범대부속초 교사는 "AI 기술과 에듀테크를 독도에 연결한 형태로, 아이들과 여러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라며 "국회에서 독도를 알리는 내용의 노래 합창을 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금동초에서 온 교사는 "어떻게 보면 독도는 믿음의 영역, 종교의 영역에 가까웠는데 직접 와보니 많이 배우게 됐다"며 "아이들과 일본의 다케시마 사이트에 들어가, 일본이 생각하는 독도를 주제로 토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해외자매학교의 교사·학생들이 방문을 오면 포장지에 울릉도는 물론 독도도 그려진 '성경김'을 선물로 준다는 학교도 있었다.
독도체험관이 전국 17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가운데 2022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2층에서 새로 오픈한 '서울 독도체험관'을 광화문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사도 있었다.
이 교사는 "지하 2층에 '숨겨놓았'는데도 연간 23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이제는 광화문 광장 같은 데서 보란 듯이 독도체험관을 운영할 만한 국력을 갖추지 않았느냐"며 "예산을 더 확보해서 서울 독도체험관을 보다 공개된 장소에서 탐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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