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군사 공격을 공개적으로 지목하며 대응 의지를 천명해 지난 4월 이후 유지돼 온 양국 간 휴전 국면에 균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호르무즈 해협 상공 순찰 임무 중이던 미군 최신예 아파치 헬기 한 대가 이란 측 공격으로 격추됐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헬기에 탑승했던 조종사 2명은 모두 안전하게 구조됐으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이 이번 공격에 반드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여 군사적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미 육군 소속 아파치 헬기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에서 추락했으며 탑승 인원 전원이 무사히 구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뉴욕 맨해튼에서 미프로농구(NBA) 경기를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조종사들의 안전을 확인해 주면서 사고 원인 분석 보고서가 곧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4월 7일 휴전 합의 이후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미국과 이란은 간헐적 교전 상황 속에서도 휴전 기조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발언 역시 전면전 선언보다는 도발 행위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 성격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종전 합의 임박 가능성을 잇따라 내비쳐 온 최근 행보와 비교하면 한층 강경해진 어조가 눈에 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과의 협상 타결이 멀지 않았다며 낙관론을 펼쳤고, 협상의 최대 변수인 이란-이스라엘 갈등 중재에도 직접 개입했다. 일부 관측통은 오는 11일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 전까지 휴전 연장과 비핵화 협상 개시를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보복 방침을 공개한 배경에는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미군 자산이 훼손된 상황에서 침묵할 경우 국내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이란의 추가 도발을 부추길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전면전으로 치닫는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군 헬기가 이란에 의해 격추됐다는 주장에 대해 테헤란은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헬기 추락 직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에 글을 올려 자국 영토 인근에 주둔하는 외국 군대는 언제든 인적 과실이나 우발적 사고, 나아가 교전 상황에 휘말릴 위험을 안고 있다며 떠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고 책임을 해당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미군 스스로가 져야 한다는 논리로 읽힌다.
향후 미국이 실제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그 수위와 이란의 대응이 휴전 체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이란이 미국의 조치를 휴전 파기로 간주한다면 종전 협상은 물론 휴전 틀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는 최근까지 산발적 충돌이 계속됐으며, 이번 사태가 국지적 수준에서 관리될지 혹은 새로운 갈등 국면을 촉발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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