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 장면도 정숙하게"…'천만 배우' 박지훈, 여전히 중요한 건 순간순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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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장면도 정숙하게"…'천만 배우' 박지훈, 여전히 중요한 건 순간순간 [인터뷰]

디지틀조선일보 2026-06-10 00:0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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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강성재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지훈 / YY엔터테인먼트 제공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강성재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지훈 / YY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년 상반기를 이보다 뜨겁게 보낸 사람이 있을까. 박지훈은 지난 2월 개봉해 누적관객수 1,689만 명을 기록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첫 스크린 주연작에서 천만 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연이어 지난 5월 처음 방송된 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았다.

    지난 2일 만난 박지훈은 '왕과 사는 남자' 당시 인터뷰 때와 다르지 않았다. 코믹 요소가 담긴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이야기할 때는 좀 더 자주 웃었지만, 그렇다고 가볍지 않았다. '대운이 들어온 것 같다'라는 반응에도 "사주를 잘 믿는 편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건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답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이등병 강성재(박지훈)가 부대에서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 드라마다. 강성재는 아픔이 있었던 인물이고, 군대에서 '관심사병'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요리'를 통해 많은 사람의 행복한 감정을 바라보며 성장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박지훈은 "제가 유머러스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더 이 작품에 끌린 것 같다. 호흡을 주고받으며, 이 재미난 것들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현장에서도 스태프들과 엄청나게 웃고 떠들었다"라고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 '취사병 전설이 되다' 스틸컷 / 티빙(tving) 제공
    '취사병 전설이 되다' 스틸컷 / 티빙(tving) 제공

    파격적인 도전이 많았다. 회차마다 강성재의 요리에서 비롯된 B급 코믹 장면은 화제를 모았다. 미역 옷을 입은 일명 '멱프로디테'부터 남조선 돈까스의 맛을 담은 헤비메탈 밴드의 '기타리스트', 등뼈로 피리를 부는 골키퍼, 햄버거의 맛을 통해 나타난 할머니 등 파격적인 박지훈의 모습은 두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화면을 확인하게 했다. 박지훈은 조곤조곤 몇몇 비주얼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미역 옷이 너무 파여 있어서, 잘못하면 한쪽 가슴이 다 드러나는 상황이었다. 현장에서 급하게 수정을 한 옷이었고, 실제로 그 미역 옷을 입고 촬영에 임했다. 와이어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이었는데, 와이어는 많이 타봤기에 현장에서 순조롭게 촬영이 진행됐다. 다만,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까?', '어떻게 하면 손을 더 재미있게 맞닿을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좀 했던 것 같다."

    "등뼈 소품만 준비되어 있었고, 골을 어떻게 막는다는 건 구체적으로 없었다. 현장에서 '노래 하나만 틀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요청했더니, 왈츠풍의 어떤 곡이 나왔다. 정말 모든 것이 다 즉흥이었다. 하다 보니 러시아 민속춤도 나왔고,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 '취사병 전설이 되다' 스틸컷 / 티빙(tving) 제공
    '취사병 전설이 되다' 스틸컷 / 티빙(tving) 제공

    "할머니 모습은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은데, 사실 저에겐 굉장히 조심스러운 장면이었다. 관철 상병(강하경)이 햄버거 맛을 보고 할머니를 떠올리는 장면이지 않나. 하경이 형이 울어야 하는 감정 장면인데, 갑자기 제가 나오면 분위기를 깰 것 같더라. 그래도 상대 배우의 감정 장면인데, '내가 나오는 게 맞나' 고민했다. 조심스러웠고,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드리려고 노력한 장면이었다. 촬영 당일, 웃을 줄 알았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정숙했다. 형도 '네 덕분에 울음이 났다'라고 이야기해 주셔서 감사했다."

    촬영 전에 요리 학원에 다니며 요리를 배우는 시간도 있었다. "요리가 쉽지 않다"라는 것을 깨달으며 요리와 가까워지지는 못했지만, 칼질은 많이 늘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통해 가장 많이 배운 것은 "호흡"이었다.

    "코미디에 대한 부분도 많이 배웠고, '조금 늘었다'라는 생각도 들어서 소중했던 작품이다. 사실 햄버거를 행보관님(윤경호)에게 계속 전해드리는 장면이 대본에는 한두 번밖에 안 적혀있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선배님과 리허설 해보고, 추가된 것들이 많다. 마지막에 행보관님이 안대를 쓰신 것도, '송아지 눈'이라고 하신 것도 윤경호 선배님의 아이디어였다. 촬영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며 만들어간 장면이 정말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다."


  • '취사병 전설이 되다' 스틸컷 / 티빙(tving) 제공
    '취사병 전설이 되다' 스틸컷 / 티빙(tving) 제공

    현장에서 재미있게 만들어 나갔던 만큼, 스스로를 경계하기도 했다. 사실 강성재는 관심사병일 정도로 힘듦이 많았던 인물이고,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게임 퀘스트를 깨 나가고 있다. 그렇기에 강성재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들이 몰입하게 하기 위해서 깊은 시선이나 감정 표현은 코믹 요소만큼이나 중요했다.

    "저도 욕심이 생기니까 계속 무언가를 하려고 하더라. 그렇게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심점을 잡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 저까지 가벼워지면 빠져버릴 것 같았다.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오버하지 말자'라고 계속 생각했다. 실제로 허공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게임판을 바라보듯 조작해야 했다. 판넬이 있었고, 촬영이 시작되면 허공이었다. 시뮬레이션을 계속했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시선 처리 등도 심심하지 않게 현장에서 많이 만들어냈던 것 같다."

    이등병 연기를 하며 준비하지는 않았다. 부대로 설정된 공간에 처음 들어가 어리바리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시리즈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했지만, 과거 그가 말했던 해병대 수색대에 지원하고 싶은 의지는 변함이 없다. 그는 "내년에는 무조건 해병대 수색대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강성재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지훈 / YY엔터테인먼트 제공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강성재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지훈 / YY엔터테인먼트 제공

    "제가 활동적인 것들을 좋아한다.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등도 좋아한다. 그런데 심해 공포증이 있다. 얕은 바다가 아닌 깊고 검은 바다를 무서워한다. 그런 걸 깨고 싶어서 해병대 수색대에 지원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군대에 가면 눈치 잘 챙기면서 잘하면 그래도 성재처럼 선임들의 마음을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박지훈에게는 트로피와 '천만 배우'라는 엄청난 타이틀이 생겼다. 광고도 앞서 한 웹 예능에서 언급한 9개보다도 더 늘어났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그가 말해온 것 중에 변한 건 없다. "들뜨는 제 모습이 너무 싫어요. 천만 배우 됐다고 어깨 올라가고 이런 거 제일 싫어요"라고 이야기하며 들뜸을 오히려 경계하는 그다. 들뜸을 경계하며 생각하는 건 '지금, 이 순간'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순간순간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많은 분에게 '이제는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천만 배우가 된 후 처음 마주한 박지훈은 성공보다 성장을 이야기한다. 촬영 현장에서 함께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웃긴 장면에서조차 상대의 감정을 먼저 헤아리며 정숙하게 임했던 건, 아마도 박지훈 그대로의 모습이었을 거다. 그렇기에 늘 기대하게 된다. 무대 위에서 박지훈의 모습도, 작품 속에서 박지훈의 모습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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