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도 공공이 돕는다"…저출산 시대, 지자체들의 웨딩플레이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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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도 공공이 돕는다"…저출산 시대, 지자체들의 웨딩플레이션 대응

투어코리아 2026-06-09 21:49: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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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울산정원지원센터에서 권혁민·이보경 씨 커플이 예식을 올리며 울산시의 소규모 결혼식 지원사업 '유:온(U:ON) 결혼(웨딩)' 1호 부부로 이름을 남겼다./사진-울산시
지난 7일 울산정원지원센터에서 권혁민·이보경 씨 커플이 예식을 올리며 울산시의 소규모 결혼식 지원사업 '유:온(U:ON) 결혼(웨딩)' 1호 부부로 이름을 남겼다./사진-울산시

[투어코리아=김교환 기자] "주거 마련을 준비하다 보니 결혼식 비용까지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6월 7일 울산정원지원센터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권혁민·이보경 씨 커플의 말이다. 이들이 택한 건 울산시가 올해 처음 도입한 공공예식장 활용 소규모 결혼식 지원사업 '유:온(U:ON) 결혼(웨딩)'이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웨딩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치솟은 결혼 비용 문제를 공공의 영역에서 해소하려는 흐름 속에서 나온 첫 결실이다.

■ "결혼, 못 하는 게 아니라 비용 때문에 안 하는 것"

저출산 문제의 출발점이 결혼 기피라는 사실은 수치로 확인된다.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2023년 0.72명보다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혼 기피의 핵심 원인은 가치관 변화만이 아니다. 통계청이 2024년 발표한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이 31.3%로 1위를 차지했다.

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
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

결혼 비용은 해마다 고공행진 중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최근 5년 이내 혼인한 기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거비를 제외한 평균 결혼 준비 비용은 6,298만 원에 달했다. 예식장 비용만 해도 일반 예식장 기준 800만 원에서 2,000만 원, 호텔 웨딩은 1,500만 원에서 4,000만 원에 이른다. 여기에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일명 '스드메' 패키지까지 더하면 예식 관련 지출만 수천만 원에 이른다. 통계청 조사에서 13세 이상 인구 10명 중 약 8명은 결혼식 문화가 과도한 편이라고 답한 것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다.

■ 공공이 예식장을 내준다…전국 지자체 경쟁적 도입

이 문제에 지자체들이 발 벗고 나서기 시작한 건 수년 전부터다. 서울·경기·부산 등 일부 지자체가 공공시설을 활용해 예식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공공예식장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서울시는 공공예식장을 지난해 7월 기존 25곳에서 61곳으로 대폭 확대했다.

서울시는 '더 아름다운 결혼식(서울마이웨딩)' 브랜드로 가장 먼저, 가장 넓은 규모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청자격을 갖춘 예비부부에게 비품비 명목으로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하며 2027년 예식까지 상시 모집 중이다.

부산시도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동래구 충렬사 야외마당, 남구 평화공원, 부산시민공원 등 12곳의 공공예식장을 운영하며, 예비부부 20쌍을 선정해 꾸밈 비용·대관료·촬영·이벤트 비용 등을 최대 100만 원 실비로 지원한다.

인천시는 방향을 달리했다. 결혼식 직접 지원에 그치지 않고 결혼서비스 표준가격안을 제정해 6대 항목을 표준화하는 방식으로 '깜깜이 견적' 문제 해소에 나섰다. 아울러 '아이(i) 플러스 맺어드림' 사업을 통해 결혼식 비용을 최대 100만 원 지원하고 있다.

■ 울산, 올해 첫 도입…지원 규모는 전국 최상위

울산시는 후발주자지만 지원 규모로 승부수를 던졌다. 올해 3월 도입한 '유:온 웨딩'은 태화강 국가정원·대왕암공원·울산대공원 등 울산의 대표 명소 8곳을 야외 예식 공간으로 열고, 예식장 꾸밈·예복·헤어·메이크업 등 결혼식 운영 전반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지원 규모는 500만 원 상당으로, 현금성 지원(최대 100만 원)에 머무는 타 광역시보다 훨씬 크다. 사업 예산은 시비 1억 500만 원이며, 올해 예비부부 20쌍을 선정한다.

울산에 1년 이상 거주한 예비부부 중 하객 100명 미만의 소규모 예식을 희망하는 경우 신청할 수 있으며, 기상 악화 시에는 울산박물관 강당·울산가족문화센터 대연회장 등을 실내 대체 장소로 운영한다.

지난 7일 권혁민·이보경 씨가 사업 첫 부부로 예식을 마치면서 울산시는 사업의 첫 번째 성과를 공식화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유:온 결혼 1호 부부의 탄생은 청년들이 결혼하고 정착하기 좋은 도시 울산을 체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례"라며 "하반기에도 수시 신청을 받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반등하는 혼인율…지자체 정책이 마중물 되나

결혼 장려 정책의 확산은 통계 변화와 맞닿아 있다. 통계청의 '2025년 혼인 이혼 통계'에 의하면 2025년 혼인건수는 24만 건으로 전년대비 8.1% 증가했으며, 조(粗)혼인율(인구 1천명당 혼인건수)도 4.7건으로 전년대비 0.4건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기저효과와 함께 정부·지자체의 결혼 장려 정책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혼인 건수 반등이 출산율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자체들의 공공예식장 지원이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결혼을 결심하는 실질적 계기로 작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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