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AI시대의 문해력, 무엇이 문제일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세상읽기] AI시대의 문해력, 무엇이 문제일까

경기일보 2026-06-09 19:11:06 신고

3줄요약
image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요즘 청년들은 ‘금일(今日)’이 뭔지 몰라 ‘금요일’로 알아듣는다. 첨단 인공지능(AI) 시대에 문해력이 문제되고 있다. ‘행간을 읽는다’는 표현이 있다. 글과 글 사이의 뜻을 찾는다는 말이다. 일제강점기, 군사정권 등 권력이 막강하던 시절, 정부 발표는 국민을 속이느라 숨긴 것이 많았고 언론 보도는 검열을 받아 빠진 것이 많았다. 숨기고 빠진 것을 찾아 의미와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삶에 중요했다. 행간을 읽으며 질문과 해답을 찾아야 했다.

 

지금은 어떤가. 민주화 시대다.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각종 정부 자료에 더해 방대한 분량의 콘텐츠가 인터넷에 쏟아진다. 진실도 있고 거짓도 있다. 전문지식, 경험을 제공하는 좋은 콘텐츠가 있고 욕설, 비방을 일삼는 나쁜 콘텐츠도 있다. AI 알고리즘이 개인 취향에 맞춰 추천하니 일부러 찾아다닐 필요 없다. 행간을 읽을 필요가 없고 그럴 여유도 없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문해력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도대체 위기는 어디서 오는가.

 

교육부 등 기관은 정기적으로 문해력을 평가, 진단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문해력을 걱정하는 결과를 발표했다. 문해력이 뭔가. 글을 읽고 쓰기를 넘어 그 의미와 맥락을 파악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휘발성, 자극성 강한 숏폼 콘텐츠에 집중 노출되면서 참을성 있게 글을 소화하고 지혜로 바꾸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유익하거나 돈 되는 정보가 뭔지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니 생각하며 읽고 쓰고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 ‘빨리빨리’ 문화는 AI를 만나 더 급해졌고 글의 의미를 읽지 못하는 계층이 늘었다. AI에 지시하다가 어느 순간 AI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 업무관계는 물론이고 사회생활이 힘들어지고 세대 갈등의 원인이 된다.

 

다른 함정은 없을까. ‘오늘’을 굳이 금일(今日)로 쓰고 젊은 세대가 모른다고 문해력을 타박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새로운 언어문화에 낡은 잣대를 들이대 기득권 지키기에 나선 것은 아닐까. 도서관에서 오래전 신문을 꺼내 보면 어색한 글이 많다.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다르면 읽고 쓰는 글이 다를 수 있다. 기존의 글을 모르는 것은 문해력이 낮아 그런 것이 아니라 환경 변화와 생각 차이 아닐까. 혹여 젊은 세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낯설고 다른 글을 서로 이해하려 노력할 때 국민 전체의 문해력이 강해질 수 있다.

 

그렇다. AI 시대에 내가 아는 글을 남이 모른다고 탓하고 새로 나온 글을 내가 모른다고 남을 탓하면 안 된다. 문해력을 높이는 것은 공동체가 함께 질문을 만들고 해답을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 사람을 넘어 AI와 소통하는 문해력도 중요하다. AI는 기존의 기계와 달리 인간의 지적 활동을 대신한다. 인간을 돕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AI 시대엔 새로운 언어도 많이 등장하는데 과거 잣대로 평가하면 안 된다. 기술, 경제, 사회와 문화의 발전은 그에 맞는 새로운 언어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가 모른다고 젊은 세대의 문해력을 문제 삼아선 안 되고 젊은 세대도 언어를 가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날로그 방식의 독서와 토론으로 범위를 줄일 일도 아니다. 숏폼 콘텐츠가 뭐가 잘못인가. 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거짓도 가볍게 볼 수 없다.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방대한 데이터에서 추출한 정보에 분석과 생각을 더해 의견을 구축하되 타인에게 귀 기울이고 함께 대안을 찾는 성숙한 민주 시민의 길이 진정한 문해력 증강 대책이 아닐까.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