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PC방에서 찾은 답…크래프톤·엔씨와 ‘피지컬 AI’ 동맹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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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PC방에서 찾은 답…크래프톤·엔씨와 ‘피지컬 AI’ 동맹 강화

투데이신문 2026-06-09 18:38: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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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장병규 의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PC방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PC방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엔비디아발(發) 훈풍으로 들썩이고 있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방한 기간 첫 일정으로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만난 데 이어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 엔씨 김택진 대표와 각각 회동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함께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게임업계 수장들과 만남을 이어간 젠슨 황 CEO의 각별한 관심에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단순한 게임 사랑이 아닌 AI 시대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가 이번 방한 기간에 만난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과 엔씨는 공통적으로 AI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전략과 맞닿은 협력 가능성을 점검하는 자리로 해석하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를 방문한 측면도 있지만 AI에 집중한 방문의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크래프톤과 엔씨는 단순히 AI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는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생성형 AI와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게임사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엔비디아 GPU의 주요 고객사였다면, 이제는 AI 기술을 구현하고 학습시키는 핵심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사가 보유한 3차원(3D) 가상공간 제작 기술과 물리엔진, AI 캐릭터 개발 역량, 대규모 이용자 데이터가 로봇과 AI 학습에 필요한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적극적으로 AI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게임사다. 양사는 2025년 1월 공동 개발한 AI 협업 모델 CPC(Co-Playable Character)를 발표했다.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 기반의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을 활용한 PUBG Ally(엘라이)는 크래프톤의 AI 역량을 실제 게임 플레이 경험에 적용한 대표 사례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사는 협력 범위를 더욱 넓혀갈 전망이다. 배틀그라운드와 인조이(inZOI) 등 주요 게임의 RTX 스파크 플랫폼 최적화를 위한 기술 협력을 이어가는 한편, 로보틱스 분야 협력 가능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크래프톤은 최근 피지컬 AI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5월 AI 본부 내 피지컬 AI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같은 해 11월 미국에 로보틱스 연구 자회사인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했다. 올해 초에는 국내 법인도 출범했다. 김창한 대표가 직접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사업을 이끌고 있다. 루도 로보틱스는 사람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지능 개발을 목표로 한다.

크래프톤 장 의장은 “앞으로도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게임뿐 아니라 AI 영역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엔씨 김택진 대표와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PC방에서 회동했다. [사진=엔씨]
엔씨 김택진 대표와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PC방에서 회동했다. [사진=엔씨]

엔씨 역시 AI를 중심으로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엔씨는 2011년부터 AI 연구를 이어왔으며, 2025년 AI 전문 자회사인 NC AI를 출범시켰다. 현재 엔비디아의 비디오 생성 기반 월드모델인 ‘코스모스(Cosmos)’를 활용해 산업 환경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체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양사의 협력 역사도 깊다. 엔씨와 엔비디아는 2000년대 초 ‘리니지’ 시리즈 개발 시기부터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양사는 게임스컴(Gamescom), 지스타(G-STAR),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GeForce Gamer Festival) 등 주요 글로벌 행사에서 공동 행보를 이어왔다. 현재 개발 중인 신작 ‘신더시티’는 엔비디아 RTX 플래그십 타이틀로 선정돼 개발되고 있으며, 양사는 AI 연구 분야에서도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엔씨 김 대표는 “2000년대 초부터 20년 넘게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엔비디아 젠슨 황과 국내에서 함께 게이머를 만나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엔비디아와 엔씨의 신작 개발 및 AI 연구 관련 협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CEO의 이번 방한에서 눈길을 끈 것은 첫 일정으로 e스포츠 스타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만난 데 이어 크래프톤과 엔씨 경영진과도 PC방에서 회동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한국 게임산업의 상징성과 미래 가치를 동시에 확인하는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PC방은 1990년대 말 온라인게임 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공간이자 엔비디아 GPU가 대중적으로 확산된 현장이었다. 페이커는 한국 e스포츠를 세계적 문화산업으로 끌어올린 대표 인물이다. 엔비디아 수장이 방한 일정에서 PC방과 페이커를 선택한 것은 한국 게임 생태계의 역사와 글로벌 영향력을 동시에 조명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은 AI 발전 과정에서 충분히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게임사가 보유한 가상세계 구축 기술과 AI 활용 경험, 이용자 데이터는 향후 AI 산업 전반에서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기업을 넘어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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