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26년 6월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권력 재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 단위 정치 이벤트였으며,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과 대한민국 정치 질서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유권자들의 관심사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 지방선거가 정권 심판론과 지역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경제와 산업, 일자리와 주거,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 지방소멸과 균형발전 문제가 전면으로 등장했다. 아주경제는 이재명 정부 2기가 정치·경제·산업 분야에서 마주할 대전환을 짚어봤다.
“2026년 올해를 세계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담대한 꿈이 시작되는 해로 만들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기념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보유한 경험과 역량, 가치와 매력, 국가적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국민적 에너지를 디딤돌 삼아 ‘K-이니셔티브’의 새 시대를 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0년대가 민주화의 시대, 2000년대가 정보화와 인터넷 혁명의 시대였다면, 2020년대는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첨단산업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AI를 산업과 일상에 전면화시킨 첫 번째 나라가 되겠다”며 또렷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네 가지 국정 목표로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 △국민 모두의 평화와 자부심을 지키는 글로벌 외교·안보 강국 △국민 모두가 합의한 규범과 규칙이 확실히 지켜지는 정상 사회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정부를 꼽았다.
가장 먼저 언급한 초격차 산업 강국을 위해 이 대통령은 “반도체 외 다른 산업 부문에서도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 역할을 할 ‘글로벌 초격차 성장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육성해내겠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에서는 각 지역이 서로 다른 미래 전략을 경쟁적으로 제시했다. 충청은 반도체와 첨단산업벨트, 부산은 글로벌 금융허브, 울산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 대구는 로봇산업, 광주는 미래 모빌리티와 AI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꼽았다.
특히 전북은 주목할 만한 지역이다. 피지컬 AI와 재생에너지, 새만금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넓은 산업용지와 풍부한 전력, 첨단 제조업 기반을 필요로 한다. 새만금은 이러한 조건을 상당 부분 갖추고 있다. 재생에너지 역시 강점이다.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구조가 경쟁력이다.
만약 국가 AI 전략과 지방균형발전 전략이 결합된다면 전북은 대한민국 피지컬 AI 산업의 실험장이자 전진기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순히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는 문제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중심이 경부축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새로운 산업축이 형성될 수 있다. 새만금과 군산, 익산과 전주를 연결하는 전북권이 새로운 국가 성장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은 단순한 경제정책이 아니라 ‘국가 전략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정부가 중화학공업 육성을 통해 산업국가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김대중 정부는 IT 혁명을 통해 디지털 강국의 토대를 구축했다. 노무현 정부는 혁신도시와 균형발전정책을 추진했고, 문재인 정부는 디지털 뉴딜을 시도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성장’을 향해 한발씩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체 전체의 역량으로 일군 성과와 기회가
중소 벤처기업에까지 흐르고, 우리 국토, 모든 분야에 골고루 퍼져 모든 국민이 삶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7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한 것은 이 같은 철학이 반영된 결정이다.
한 후보자는 지난 8일 “AI로 가속화되는 산업 재편과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서 AI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그 과실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기회와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의 전환도 이루어가야 한다. 사명감을 가지고 사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닦은 기반을 바탕으로 2년 차에 본격적인 국정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정치적 고려보다는 주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능력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사장을 지내는 등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한 만큼 또 하나의 중요한 국정 목표인 ‘인공지능 대전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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