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라건아의 세금 부담 주체를 둘러싼 논쟁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8일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내린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박탈 징계에 불복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라건아 개인의 세금 문제로 출발한 사안은 이제 KBL 이사회 결의의 구속력과 징계 수위의 적정성을 따지는 프로농구 비시즌 최대 쟁점으로 확산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라건아가 부산 KCC 소속이던 2024년 1월부터 6월까지 발생한 종합소득세 약 3억9800만원을 누가 부담해야 하느냐다. KBL은 2024년 5월 이사회에서 라건아의 귀화 선수 계약을 종료하고 일반 외국인 선수 계약으로 전환하면서 해당 연도 소득세를 ‘최종 영입 구단’이 부담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2025-2026시즌 라건아를 영입한 가스공사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라건아는 세금을 직접 납부한 뒤, 당시 계약 당사자인 KCC가 부담해야 한다며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선수 측은 세금 부담이 기존 계약에 따른 문제라고 보고 있다. 반면 KCC는 KBL 이사회에서 합의된 사안인 만큼 최종 영입 구단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KBL은 가스공사가 이사회 결의를 따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지난 1월 제재금 3000만원을 부과했고, 이후에도 세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지난달 29일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박탈을 확정했다. 라건아의 차기 시즌 재계약 등록도 보류했다.
가스공사는 징계가 과도하다고 반발한다. 이미 제재금을 부과받은 상황에서 1라운드 지명권까지 박탈하는 것은 이중 징계에 가깝고, 구단의 전력 구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처분이라고 주장한다. 세금 부담 주체를 둘러싼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KBL이 강한 제재를 먼저 확정한 점도 다툼의 대상이다.
KBL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리그 운영의 기본은 이사회 결의와 규정 준수이며, 구단들이 합의한 사안을 특정 구단이 따르지 않을 경우 리그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논리다. 가스공사가 라건아를 영입한 이상 결의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세금 분쟁을 넘어 선수 계약, 구단 책임, 리그 행정이 맞물린 논쟁이 됐다. 법원이 가스공사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KBL 징계의 효력은 일단 멈춰 설 수 있다. 반대로 기각될 경우 KBL의 이사회 결의와 재정위원회 판단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라건아 세금 논쟁은 KBL의 계약 관행과 제도 운영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기준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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