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윤리 기준 제시한 바티칸 신학자, 생명의 신비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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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윤리 기준 제시한 바티칸 신학자, 생명의 신비상 수상

나남뉴스 2026-06-09 17:44: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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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이 9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인문사회과학분야 본상의 영예는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 소속 베난티 신부에게 돌아갔다.

윤리신학자이자 AI 윤리 분야 권위자로 손꼽히는 베난티 신부는 첨단기술 환경에서 인간 존엄을 지키기 위한 윤리적 기준 정립에 오랜 시간 헌신해왔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아닌, 책임 있는 인간 판단을 돕는 도구로 기능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학계 안팎에서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수상 소감에서 베난티 신부는 날카로운 경고를 던졌다. 패턴과 상관관계, 행동신호, 선호도 벡터만을 인식할 뿐 사람 그 자체를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 시스템의 한계라는 것이다. 의료·사회복지·사법·고용 등 삶의 핵심 영역에서 충분한 윤리적 제약 없이 기계가 결정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인격체는 단순한 프로필로 격하되고 생명의 신비는 데이터 집합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한 이 같은 위험이 먼 미래의 허상이 아니라 이미 현실 속 디지털 구조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흐름이라고 베난티 신부는 지적했다. 철학적 성찰과 정치적 행동, 그리고 영적 각성이 하나로 어우러진 통합적 응답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정순택 서울대교구장 대주교가 강조해온 '인간 생명 침해는 곧 창조주에 대한 모독'이라는 가르침을 인용하며, 아무리 정교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인간을 수단화하는 순간 그와 동일한 침해에 가담하는 것이라고 베난티 신부는 힘주어 말했다.

같은 날 생명과학분야 본상은 뇌 면역체계와 신경회로 간 상호작용 연구에 매진해온 정원석 카이스트 생명과학부 교수에게 수여됐다. 정 교수는 생명의 비밀을 향한 끊임없는 호기심이야말로 오늘의 자신을 만든 원동력이자 연구의 길을 꿋꿋이 걸어갈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힘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장려상 수상자도 발표됐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는 돌봄과 생명윤리의 관점으로 인간 존엄의 실천적 의미를 탐구해온 김수정 가톨릭대 간호대 교수가, 활동 분야에서는 인도 달리트공동체의 인권 신장과 자립 기반 구축을 지원해온 단체 HRDF가 각각 선정됐다.

2006년 제정된 생명의 신비상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 수호와 생명 문화 확산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정순택 대주교 명의 상패와 함께 본상 1억원, 장려상 3천만원의 상금이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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