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꿈틀대는 일본 방산산업…기술 강국의 재무장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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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꿈틀대는 일본 방산산업…기술 강국의 재무장 신호탄

포인트경제 2026-06-09 17:09: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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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1000km급 12식 지대함유도탄 능력향상형 배치 본격화
우주·미사일·반도체 기술 결합하며 방산 체질 변화
수출은 한국 우위…일본은 첨단 기술 기반으로 추격

[포인트경제] 한국 방위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겸 고등훈련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 한국산 무기체계는 유럽과 중동,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잇따라 수출 성과를 내며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일본은 오랫동안 방산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을 보여왔다. 전후 평화헌법 체제와 무기 수출 제한 정책의 영향으로 자국 방위 중심의 산업 구조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움직임은 과거와 다르다. 방위비를 대폭 늘리고 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우주와 인공지능, 무인체계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방산산업의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이 추진 중인 12식 지대함유도탄 능력향상형이다.

일본이 배치를 추진 중인 12식 지대함유도탄 능력향상형(오른쪽)과 기존 12식 지대함유도탄(왼쪽)/마이니치신문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일본이 배치를 추진 중인 12식 지대함유도탄 능력향상형(오른쪽)과 기존 12식 지대함유도탄(왼쪽)/마이니치신문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12식 지대함유도탄(12式地対艦誘導弾)은 원래 일본 육상자위대가 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운용해 온 미사일이다. 그러나 능력향상형은 사거리를 약 1000km급으로 늘리고 정밀 타격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일본 정부는 이를 ‘스탠드오프 방위능력’의 핵심 전력으로 보고 있다.

스탠드오프 방위능력이란 상대의 위협권 밖에서 장거리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과거 일본 자위대가 자국 영토 방어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위협이 발생하기 전에 원거리에서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려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일본 방산업계의 강점은 단순한 무기 생산 능력보다 정밀 제조 기술에 있다. 일본은 반도체 제조 장비, 정밀 기계, 광학 센서, 특수 소재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미사일 유도장치와 탐지 시스템, 위성 통신장비, 무인기 기술의 기반이 된다.우주 분야도 일본 방산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2020년 5월 우주작전대(宇宙作戦隊)를 창설한 뒤 2022년 3월 우주작전군(宇宙作戦群)으로 확대했다. 이후 2026년 3월에는 이를 우주작전단(宇宙作戦団)으로 재편해 운용하고 있다. 우주작전단은 일본 자위대의 유일한 우주 영역 전문부대로, 위성 운용의 안정성 확보와 우주공간 감시를 담당한다.

구마모토현 주둔지에서 공개된 12식 지대함유도탄 능력향상형을 인근 주민들이 견학하고 있다/마이니치신문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구마모토현 주둔지에서 공개된 12식 지대함유도탄 능력향상형을 인근 주민들이 견학하고 있다/마이니치신문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이는 일본이 방위 영역을 육상·해상·공중에만 한정하지 않고 우주와 사이버 영역까지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성 정보 수집과 미사일 탐지, 통신망 보호는 현대전에서 핵심 요소가 됐다. 일본이 우주작전단을 운용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안보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방산 수출 경쟁력은 한국이 앞서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은 전차와 자주포, 경전투기, 다연장로켓, 함정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실제 수출하며 생산 능력과 납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폴란드와 중동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방산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수출 실적이 아직 제한적이다. 방산 수출 경험 부족과 높은 생산 단가, 복잡한 수출 절차 등은 여전히 과제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일본 방산업계의 변화는 분명하다.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을 비롯한 주요 방산기업들은 장거리 미사일과 차세대 전투기, 우주 관련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이탈리아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 사업 GCAP도 일본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방산 기술 협력에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프로젝트다.

한국이 현재 방산 수출 분야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면, 일본은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경쟁력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수출 규모에서는 차이가 존재하지만, 일본이 보유한 정밀 제조 기술과 우주·반도체 기술이 방산 분야와 결합할 경우 향후 아시아 방산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오랫동안 잠잠했던 일본 방산산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 방산이 수출 실적으로 앞서가고 있다면, 일본은 기술 강국의 저력을 앞세워 조용히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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