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 강화를 재확인했지만, 회담 결과를 바라보는 양측의 시각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북한은 중국과의 전략적 연대를 부각하며 전통적 우호관계와 정치적 결속을 강조한 반면, 중국은 경제협력 확대와 인적 교류 재개 등 실질적 협력 방안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조중친선을 가장 중요한 전략적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사회주의 국가 간 모범적인 관계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이번 회담을 통해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중국과의 공고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데 집중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의 핵심 외교 원칙인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도 재확인했다.
반면 중국은 북중관계 발전과 함께 경제·사회 분야 협력 확대에 보다 큰 관심을 나타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고위급 교류 확대 ▲실질 협력 강화 ▲민심 유대 증진 ▲전략 협력 심화 등 네 가지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무역과 농업, 건설, 과학기술, 보건의료 분야 협력 확대와 함께 국경 통상구 정상화, 국제 여객열차 및 항공노선 재개 등을 통한 인적 교류 확대 방안도 언급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북중 간 경제협력과 교류를 본격적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북핵 문제에 대한 언급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이다.
양국 공식 발표문과 관련 보도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나 ‘북핵 문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19년 시 주석 방북 당시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 현실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의 전략적 위상을 간접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을 부각할 수 있게 됐으며, 중국은 북중관계 안정과 경제협력 확대를 통해 동북아 전략 환경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북한은 중국이 강조한 인류 운명공동체 구상과 글로벌 이니셔티브, 중국인민지원군 관련 내용 등은 노동신문 보도에서 제외하며 중국 중심 외교 구상에 지나치게 종속되는 모습은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중 양국이 전략적 협력 강화라는 공통 목표를 확인하면서도, 북한은 체제 안정과 전략적 위상 제고를, 중국은 경제협력 확대와 지역 영향력 강화를 각각 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 회담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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