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9.4%↑·수입 27.4%↑…"반도체가 중국 수출 지형 다시 써"
대미 수출도 35% 큰 폭 상승…무역 불균형 문제 대두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인공지능(AI) 붐에 올라탄 중국의 수출이 두 달 연속 고공행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자동차, 기타 첨단 제품들에 대한 강한 수요는 중동발 에너지 가격 충격까지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9일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중국의 지난 5월 수출액이 3천767억8천만달러(약 572조원)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4% 급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 전망치(15.0%)와 블룸버그 전망치(15.0%)를 모두 웃도는 것이다.
중국 수출은 중동 전쟁 위기 속 지난 3월(2.5%) 증가세가 둔화했으나 지난 4월(14.1%)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며 증가 폭을 키웠다.
중국의 지난 5월 수입액도 2천713억5천만달러(약 412조원)로 27.4% 증가해 로이터(25.0%)와 블룸버그 전망치(26.0%)를 웃돌았다.
이로써 지난달 중국의 무역 흑자액은 1천54억3천만달러(약 160조원)를 기록했으며 1∼5월 누계 무역 흑자액은 4천517억달러(약 685조원)로 집계됐다.
수년째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을 겪어온 중국은 수출 부문에서만큼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전세계적인 AI 열풍으로 인해 더욱 탄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관련 수요가 이끄는 AI 붐은 제조업 강국인 중국에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싱자오펑 선임전략가는 로이터에 "메모리 가격이 전월 대비 20% 오르는 등 반도체 가격 상승이 계속해서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달 집적회로 수출 증가율도 111%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망해보자면 AI 이야기는 끝나려면 멀었다"며 "반도체가 중국의 무역 지형을 다시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무역 흑자 문제를 다시 대두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지난달 중국의 대미 수출은 390억달러(약 59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해 같은 달(288억달러·약 43조원)과 비교해 35.4% 급증한 것이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FP에 "중국의 강한 수출 증가는 국제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보여준다"면서도 "유럽 등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 긴장이 잠재적으로 고조될 위험이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대(對)중국 무역 불균형과 관련해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 또한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조차 중국산 저가 상품의 공급 과잉이 전 세계 제조업체들을 위협하는 이른바 '차이나쇼크 2.0'에 대해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이 국내 소비와 시장 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도 본격화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중국이 막대한 국가 보조금을 통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OECD는 중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상승분 가운데 거의 60%가 보조금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지난달 대러시아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29.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수입은 26.4% 증가해 4월(34.1%)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베이징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을 성대하게 맞이했지만, 양측은 러시아가 중국에 판매하는 천연가스 물량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거래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suki@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