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내려도 항공권은 오른다…여름휴가족 덮친 가격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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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내려도 항공권은 오른다…여름휴가족 덮친 가격 역주행

르데스크 2026-06-09 16:10: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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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유류할증료 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항공권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여행객들은 유류할증료가 낮아지는 시점에 맞춰 항공권 예약을 미뤘다가 오히려 더 비싼 가격을 마주하며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노선에서는 가격이 소폭 하락한 사례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여름 성수기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여행 관련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6월 유류할증료 인하' 소식이 빠르게 확산됐다. 최근까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유류할증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여행 경비 부담이 커졌던 만큼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6월 이후 항공권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은 여름휴가 항공권 예약 시점을 의도적으로 늦추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18일 6월 발권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전월(33단계) 대비 6단계 낮은 27단계로 확정했다. 이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4월 16일부터 5월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이 배럴당 214.71달러(약 32만6000원)에서 172.21달러(약 26만2000원)로 하락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거리별로 6만1500원에서 최대 45만1500원 수준으로 조정됐다. 지난 5월 역대 최고 수준과 비교하면 뉴욕 등 장거리 노선 기준 왕복 약 22만5000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 여름휴가를 앞두고 유류할증료 인하 소식이 알려지면서 항공권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됐지만, 실제로는 성수기 수요 영향으로 오히려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삿포로 항공권 가격 추이 모습. [사진=스카이스캐너 갈무리]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항공권 총액은 유류할증료 하락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름휴가철 성수기 수요가 집중되면서 기본 운임 자체가 상승했고, 환율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전체 항공권 가격은 오히려 오르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류할증료 인하 효과보다 성수기 수요 증가에 따른 운임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여행객들의 체감 부담은 오히려 커진 상황이다.

 

항공권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다. 가격 비교 플랫폼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9일 오전 3시 27분 기준 7월 8일부터 13일까지 5박 6일 일정의 삿포로행 항공권 가격은 73만28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4일 동일 일정 기준 가격인 63만8900원보다 9만3900원 오른 수준이다.

 

또 다른 일정인 7월 15일부터 18일까지 3박 4일 일정의 삿포로행 항공권은 182만3300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비교 기준인 지난달 24일보다 무려 69만2300원 상승한 금액이다. 유류할증료는 내려갔지만 여름휴가 성수기 수요가 몰리면서 소비자들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총 여행 비용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여름휴가를 준비하던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홍주연 씨(29·여)는 "친구와 여름에 삿포로나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유류할증료가 내려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예약을 조금 미뤘다"며 "막상 다시 확인해보니 대부분 항공권 가격이 지난달보다 훨씬 비싸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저렴한 항공편도 있었지만 시간대나 조건이 맞지 않아 선택하기 어려웠다"며 "언제 예약해야 가장 저렴한지 감이 잡히지 않아 휴가 계획 자체를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행업계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항공권 가격이 유류할증료보다 수요와 공급,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훨씬 크게 받는 구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여름휴가철과 같은 성수기에는 예약이 집중되면서 가용 좌석 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항공사들의 수익관리 시스템이 자동으로 운임을 높이는 구조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에는 유류할증료가 인하되더라도 좌석 부족에 따른 기본 운임 상승 폭이 훨씬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유류할증료 인하만 보고 예약을 미루기보다는 여행 일정이 확정되는 시점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가격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숙박 역시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호텔은 수요에 따라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동하기 때문에 성수기가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용 절감을 원한다면 무료 취소가 가능한 객실을 먼저 예약한 뒤 이후 더 저렴한 상품이 나오면 변경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여행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항공권과 숙박 등 개별 항목이 아닌 총 여행비용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오사카 대표 관광지 글리코상의 모습. ⓒ르데스크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항공권은 일반적으로 출발 2~3개월 전, 호텔은 1~2개월 전에 예약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항공권 비교 플랫폼의 가격 알림 기능을 활용하면 가격 변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여행 경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사들이 여름휴가 시즌에 맞춰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다만 단순히 가격만 비교하기보다는 수하물 포함 여부와 좌석 지정 가능 여부, 환불·변경 규정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가 항공권의 경우 수하물 비용이나 각종 부가서비스 비용을 추가하면 일반 항공권보다 오히려 비싸지는 사례도 있는 만큼 총 여행비용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소비자들이 특정 비용 요소에 지나치게 집중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유류할증료 인하라는 정보가 크게 주목받으면서 항공권 가격을 결정하는 다른 핵심 변수들을 상대적으로 간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유류할증료 인하와 같은 정보가 확산되면 소비자들이 동시에 구매 시점을 늦추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 이후 특정 시점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행 비용을 계획할 때는 항공권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환율과 숙박비, 현지 체류 비용까지 포함한 전체 여행 경비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 비용 항목의 인하만 기대하기보다는 전체 지출 규모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소비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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