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원 약속이 8천만 원 청구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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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 원 약속이 8천만 원 청구서로?”

로톡뉴스 2026-06-09 15:0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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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직원의 거짓 약속에 속아 아파트를 계약한 A씨가 거액의 위약금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2,000만 원만 있으면 입주 때까지 추가 비용이 전혀 없다”는 분양 직원의 말만 믿고 8억 원대 아파트를 계약했다가 수천만 원의 추가 납부를 요구받은 A씨. 직원이 기망을 인정하는 녹취록까지 확보했지만, 거대 시행사는 묵묵부답이다.

과연 계약서에 적힌 대로 8천만 원의 위약금 폭탄은 터질 것인가? 소송 가능성부터 대응 전략까지, 법률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2천만 원이면 끝이라더니”…달콤한 약속, 잔혹한 계약서

A씨의 절망은 “2,000만 원만 있으면 입주 때까지 추가 비용이 전혀 없다”는 분양대행사 직원의 반복된 확약에서 시작됐다. 나머지 계약금은 시행사가 대여(유예)해 주는 구조라는 설명에 A씨는 1차 계약금 500만 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정식 계약서의 내용은 전혀 달랐다. 2차 계약금 약 3,775만 원을 지정된 날짜에 전액 납부해야 한다는 조항만 있었다. 약속했던 대여 관련 부속 계약서를 요구하자, 대행사는 “소비자 분담금 1,500만 원을 먼저 입금해야 교부할 수 있다”며 말을 바꿨다.

명백한 기망 행위임을 직감한 A씨는 직원이 구두 설명과 실제 계약 내용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는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 이후 이 녹취록을 첨부해 기망에 의한 계약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시행사에 발송했고, 5월 29일 도달을 확인했다. 그러나 시행사는 열흘이 넘도록 침묵하고 있다.

8천만 원 위약금 소송, 과연 현실화될까?

시행사가 과연 계약서대로 8천만 원의 위약금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인가? 이 지점에서 변호사들의 실무적 전망은 엇갈렸다.

소송 가능성을 높게 보는 측은 시행사의 일반적인 업무 처리 방식을 근거로 든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시행사들은 보통 대행사의 구두 약속은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며 기계적으로 압박 절차를 밟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백창협 변호사 역시 “시행사에서는 2회 최고 이후 민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동조했다.

반면,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시행사 입장에서도 기망 행위 녹취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내용증명을 통해 인지한 상태이므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오히려 불완전판매 문제가 공개적으로 쟁점화되는 부담이 있습니다”라며 소송 가능성을 낮게 봤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 또한 “실무상 기 납부하신 500만 원을 몰취하는 선에서 시행사 자체적으로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가 많아, 전액 위약금 청구 소송을 먼저 제기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위약금 무력화 가능”…판 뒤집을 '결정적 녹취'

소송 제기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변호사들은 A씨가 확보한 ‘기망 인정 녹취록’이 전세를 뒤집을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데에 이견이 없었다.

다수의 전문가는 이를 근거로 위약금을 단순히 감액받는 수준을 넘어, 계약 자체의 효력을 다퉈 위약금 지급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태안 변호사는 “이 사건은 단순히 위약금을 일부 감액받는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기망행위와 계약서 불완전 교부를 근거로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주장해 위약금 청구 자체를 전면 무력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도 “대행사 직원이 잘못을 인정하는 녹취록은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주장할 핵심 증거입니다”라고 평가했다.

민법상 사기나 착오에 의한 계약은 취소 가능하며, 이 경우 계약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되므로 위약금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기다리면 당한다”…침묵하는 시행사, 최선의 대응은?

그렇다면 8월 중도금 납부일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A씨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시행사의 연락을 마냥 기다리는 ‘무대응’ 전략에 대해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먼저 소송을 제기할지 여부와 별개로, '가만히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 '기망을 이유로 즉시 문제 제기하고, 이행거절의 근거를 남긴 사람'이라는 기록을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침묵이 소극적 동의나 채무불이행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태안 변호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가만히 계시면 시행사가 선생님의 급여나 부동산에 기습적으로 가압류를 걸며 소송의 주도권을 쥘 수 있습니다”라며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 역시 무대응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상황에 따라 먼저 채무부존재확인(갚을 빚이 없음을 확인받는 소송) 소송 등을 제기해 법적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전문가들의 조언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기다림이 아닌, 철저한 증거에 기반한 적극적인 법적 대응만이 부당한 위약금의 늪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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