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위치 정보 추적 가능…춘천경찰, 전국 첫 사업 효과 입증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양봉농가를 표적으로 한 벌통 절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찰이 도입한 위치추적 장치(스마트태그)가 실제 검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9일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오후 2시 56분께 춘천 한 양봉농가 관계자로부터 "도난당한 벌통에 부착된 스마트태그 위치가 특정 장소에서 확인된다"는 112 신고가 들어왔다.
지난해 벌통 내부에 위치추적 장치인 스마트태그를 부착해둔 덕에 농가 측은 원래 있던 벌통 5개 중 1개가 사라진 사실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곧장 출동한 경찰이 스마트태그의 위치 정보를 확인한 결과 춘천시 석사동 한 주택가에서 벌통의 위치가 잡혔다.
위치가 특정된 주택을 수색하던 경찰은 옥상 주변에서 벌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포착, 해당 주택에 있던 주민 A(69)씨를 상대로 추궁에 나섰다.
혐의를 부인하던 A씨는 경찰이 벌통에 위치추적 장치가 부착돼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자 그제야 범행을 시인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같은 날 오전 7시 18분께 춘천시 동면 감정리 한 야산에 설치된 토종 벌통을 훔쳐 달아난 뒤 주택 지하에 숨겨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야산을 지나던 중 벌통이 버려진 것으로 보고 가져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남부지구대 허지원 경감은 "스마트태그 위치 정보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연동돼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어 이를 토대로 절도범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춘천경찰서는 A씨를 최근 절도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강원경찰에 따르면 도내에서 벌통 절도 범죄는 끊이지 않아 양봉농가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5∼6월 원주시 호저면 한 야산에서는 7차례에 걸쳐 벌통 7개가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 경찰 수사 끝에 피의자가 붙잡혔다.
앞서 2024년 6월 12일 홍천군 남면 한 야산에서도 양봉농가에서 설치한 벌통 2개가 2차례에 걸쳐 사라져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또 2024년 4월 26일 인제군 북면 한 야산에서도 절도범이 3차례에 걸쳐 벌통 22개를 훔쳐 달아나 경찰에 붙잡혔다.
춘천에서도 2024년 한 해 동안 15건의 벌통 도난 신고가 잇따랐다.
절도 범죄로 각 농가는 벌통 한 개에 적게는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토종벌은 일반 양봉보다 증식 속도가 느리고 사육 규모도 작아 벌통 한 개를 잃더라도 농가가 입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벌통 1개당 수십㎏ 생산이 가능한 일반 양봉과 달리 벌통 1개당 연간 수㎏에 불과하다.
김신림 춘천양봉연합회장은 "토종 벌통은 일반 양봉과 달리 1년 농사"라며 "가격도 한 통에 40∼5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봉업자들에게 벌통은 자식이나 마찬가지"라며 "도난당한 사람의 아픈 마음은 헤아릴 수도 없다"고 했다.
양봉업자들의 피해가 이어지자 춘천경찰서는 치안 고객만족도 조사와 지역주민 의견 반영을 통해 춘천시와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벌통 도난 예방 스마트태그 부착 사업을 추진했다.
초기 시범사업으로 벌통 10개에 스마트태그를 부착한 데 이어 사업 효과와 농가 호응도를 바탕으로 춘천시가 1천800만원의 예산을 확보, 스마트태그 600개를 추가 보급하는 등 사업 규모를 확대했다.
김 회장은 "벌통 도난 사건은 거의 매년 일어난다"며 "앞으로도 점차 사업을 늘려 영세 농가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재삼 춘천경찰서장은 "이번 검거는 경찰·지자체·지역 주민이 함께 추진한 범죄 예방 정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 사례"라며 "앞으로도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범죄예방 활동을 지속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tae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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