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가 9일 경남도청과 박완수 당선인 선거캠프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제수사를 모두 완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경찰 인력 10여 명이 도청에 투입되어 공보관실과 ENG영상실 등에서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수사팀은 영상실에서 컴퓨터 본체와 도청 촬영 영상이 담긴 저장장치를, 공보관실에서는 PC 본체 등을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청뿐 아니라 창원 성산구에 위치한 박 당선인 캠프 사무실, 딥페이크 영상 제작 혐의를 받는 의창구 소재 디자인 업체 등 복수의 장소에서도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경찰은 강제수사 실행 전 도청 공보관실 소속 현직 공무원의 자택 컴퓨터를 점검하고 휴대전화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수사는 지방선거 막판 쟁점으로 떠오른 'AI 조작 영상 유포 및 관권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이다.
수사 당국 관계자는 진행 중인 사안임을 이유로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도청 측도 압수수색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유지했다. 박 당선인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고성군 마암면 자연재해 취약지역 점검 일정을 소화하며 도청을 비운 상태였다.
수사의 발단은 지난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선관위는 5월 29일 박 당선인 캠프 관계자와 도청 전현직 공무원 9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에 수사를 요청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 진영은 AI 허위영상 제작·배포 및 공무원 선거개입 혐의로 5명을 경남경찰청에 형사고발했다. 경찰은 두 사건을 통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핵심 제보자 A씨는 박 당선인 캠프에서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영상 제작 업무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박 당선인 측은 3월 중순경부터 김 후보를 공격하는 딥페이크 영상 등 불법 AI 콘텐츠 30여 건을 만들어 비공개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가 4월 말 일괄 삭제했다. A씨는 또한 도청 소속 공무원들이 영상 제작을 지휘하고 내부 자료를 넘기는 방식으로 가담했다고 폭로했다.
A씨가 지목한 공무원들은 정무 담당 임기제 신분으로, 박 당선인 재임 시절 채용된 인물들이다. 이들은 예비후보 등록 시점인 4월 말 공직을 떠나 선거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현직 공무원 신분으로 영상 제작 지시나 자료 제공에 관여했다면 선거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운동 목적의 AI 조작 영상 제작·편집·유포를 금지하며, 공무원이 선거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결과에 개입하는 행위도 엄격히 규제한다.
박 당선인 진영은 의혹 제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면 반박에 나섰다. 캠프 측은 "조직적 불법영상 제작·지시·유포 주장은 허위"라며 "영상 제작 지시 사실도, 선거 활용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당 직원의 진술은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선관위 조사 완료 전에 유죄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정치적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박 당선인 캠프는 5월 31일 제보자 A씨와 최초 보도 기자를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창원지검에 맞고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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