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개표소 시위' 2030 출근하자, '도로 부정선거론'…불법 검문도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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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개표소 시위' 2030 출근하자, '도로 부정선거론'…불법 검문도 [르포]

이데일리 2026-06-09 14:43: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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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권아인 수습기자]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9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3문 앞.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씨에도 시위 참가자 약 450명이 모여 연신 구호를 외쳤다. 이곳에선 지난 5일 이후 닷새째 ‘선관위 규탄 및 재선거 촉구’ 시위가 열리고 있다. 시위 참가자 대다수는 손에 태극기만들고 있었으나 성조기를 함께 들고 있는 참가자도 있었다. ‘부정선거’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시위 참가자의 대부분은 중장년층이었다. 지난 주말(6~7일) 부정선거 음모론에 선을 그으며 “재선거”만을 구호로 삼았던 시위 양상은 하루아침에 뒤바뀌어 있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시위 참여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김현재 기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대자보와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의 주장이 담긴 종이도 곳곳에 나붙었다. 대표적인 부정선거론 문구인 ‘Stop The Steal(스톱 더 스틸·도둑질을 멈춰라)’은 물론 ‘여러분, 부정선거 외쳐도 됩니다’와 같은 문구가 눈에 띄었다.‘이재명 재판 속개하라’,‘윤어게인’ 문구가 적힌 종이도 붙었다.

시위 양상이 다시 부정선거론으로 돌아간 이유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등 진보 단체가 시위 현장 분위기를 주동한다‘는 소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김모(45) 씨는 “대진연 놈들이 시위 현장 곳곳에 배치돼 부정선거 주장을 입막음 하고 있다”며 “대진연 선동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 다시금 부정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대의 구성원이 바뀐 탓도 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올림픽공원 일대 체류 인구는 9000~950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25.1%로 가장 많았다. 지난 주말 시위를 주도하던 2030세대는 부정선거론과 정치적 구호와 선을 긋고 ’참정권 침해‘와 ’선관위 규탄‘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등교나 출근 등 이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시간대가 되자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강경 보수 성향 참가자들이 빈자리를 채운 것이다.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마련된 개표소 인근에 재선거 촉구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피켓이 붙어 있다.(사진=권아인 수습기자)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부정선거와 재선거 주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아내와 함께 인천에서 이곳을 찾았다는 유운기(75) 씨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를 저질렀으니까 재선거를 해야한다”며 “사실 본질은 부정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경호(89) 씨는 “이런 선거 부정은 이북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며 “부정선거 구호도 외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는 ’끝까지 평화를 지키고 시비나 마찰에 대응하지 말아달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었지만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전날 대한체육회 직원과 여자 핸드볼 주니어 대표팀 선수 등은 시위대에 막혀 경기장 출입이 제한됐다. 시위대는 이들을 향해 “프락치 아니냐”며 소지품을 검사했다. 또 여자 청소년인 선수들을 향해 “투표용지를 숨겨 나올 수 있으니 양말도 벗겨 확인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오전 9시30분께 대한세팍타크로협회와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관계자들이 경기장 내 사무실 출입을 시도했다. 업무용 물품과 자료를 챙기기 위해서다. 그러나 몰려든 시위대는 이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9일 낮 12시 40분 대한체육회 경기단체협회 직원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4문으로 출입을 시도하자 시위대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사진=권아인 수습기자)


낮 12시 40분쯤 대한체육회 경기단체협회 직원들이 사무실 안에 있는 노트북과 실물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가져오기 위해 핸드볼경기장 2-4문 앞으로 모였다. 시위 참가자들이 모인 온라인 대화방에는 ’신분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출입을 시도하고 있다. 빨리 모여달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시위대에 가로막힌 협회 직원들은 끝내 발길을 돌려야했다. 대한체육회 경기단체협회 이성진 회장은 “내부에서 노트북과 자료들을 가지고 나와서 일을 해야하는데, 시위 탓에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출근 자체가 가로막히니 직원들 대부분이 근처 카페나 수영장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경찰은 기동대 경력 350여 명을 경기장 일대에 배치해 혹시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며 이곳을 찾는 시위대의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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