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아동을 슈퍼마켓에서 추행하고 범행 장면 일부를 지인에게 보낸 업주가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서울 노원구의 한 평범한 동네 슈퍼마켓. 12살 소녀 B양에게 이곳은 그저 과자를 사고 어머니의 심부름을 다녀오는 친숙한 동네 가게였다.
하지만 슈퍼마켓 업주 A씨에게 B양은 자신의 비뚤어진 성적 욕구를 채우기 위한 범행 대상이었다. 비극은 아주 일상적인 대화로 가장해 시작되었다.
음란 사진 보여주며 "따라 해보자"
2024년 9월 초순, 과자를 고르던 B양의 뒤로 다가온 A씨는 "너 머릿결 엄청 좋다. 샴푸 어디 거 써?"라며 불쑥 머리카락을 만지고 냄새를 맡았다. 이것은 단순한 과잉 친절이 아닌 치밀한 범행의 서막이었다.
한 달 뒤인 10월 초, 어머니의 심부름을 온 B양에게 A씨는 끔찍한 본색을 드러냈다.
"계산대 쪽에는 CCTV가 있으니 진열대 뒤로 가자. 오늘은 문을 잠가버려야겠다"며 출입문을 걸어 잠근 그는 B양을 사각지대로 끌고 갔다.
"너무 사랑해"라는 말과 함께 강제로 입을 맞추고, "키가 작으니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B양의 신체를 더듬기 시작했다.
범행 수법은 갈수록 대담해졌다. A씨는 남녀가 손이 묶인 채 입맞춤을 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따라 해보자. 너 손을 묶고 키스하면 안 되냐"는 제안까지 했다.
심지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미끼로 삼아 "새알(초콜릿 과자) 정도는 뽀뽀 한 번 하면 주지 뭐", "이거 사지 말고 나랑 키스하고 그런 데를 만지면 공짜로 주겠다"며 어린 B양을 희롱했다.
범행 촬영 후 지인에게 "이런 애가 있어요"
A씨의 악행은 강제추행에서 끝나지 않았다.
10월 26일,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진열대 위에 올려두고 동영상 촬영 기능을 켰다. 그리고 B양을 자신의 허벅지 위에 앉힌 채 도망가려는 아이의 팔을 강제로 잡아당기며 추행하는 장면을 무려 4분 14초간 녹화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다음 행동이었다.
A씨는 이 동영상에서 B양이 자신의 무릎에 앉아 있는 장면을 캡처한 뒤, 자신의 얼굴만 가린 채 지인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했다. 캡처 사진과 함께 보낸 메시지는 "이런 애가 있어요"였다.
법원의 심판… 징역 4년 6개월, 그러나 '전자발찌'는 피했다
결국 덜미를 잡힌 A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형사부(재판장 엄기표)는 A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7년 취업제한을 명하고, 형 집행 종료 후 3년간 보호관찰(어린이 보호구역 출입 금지 등 준수사항 포함)을 받게 했다.
재판부는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미끼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추행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하게 행사하기 어려운 피해자를 자신의 성적 욕구 충족 대상으로 삼았다"고 질타했다.
또한, 피해자 측이 엄벌을 탄원하며 A씨가 공탁한 1,000만 원 수령을 거부한 점을 명시하며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기각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이전에 동종 범죄로 처벌받거나 벌금형을 초과해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KSORAS) 결과 중간 수준이 나오긴 했으나 정신병질적 성격 특성 재범 위험성은 낮음으로 평가됐다"며 "장래에 다시 성폭력 범죄를 범할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또한, 피고인의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역시 피고인이 초범인 점과 신상 공개 시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는 2차 피해 부작용을 우려해 면제 처분을 내렸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형사부 2025고합717 판결문 (2025. 10. 22.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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