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주년을 맞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과거를 성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와 스트리밍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영상 산업 환경 속에서 변화의 최전선에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9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장미희 조직위원장, 신철 집행위원장, 송승환 개막식 총감독과 김영우, 김형석, 이정엽, 김관희, 박보람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장미희 조직위원장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 덕분에 BIFAN이 30주년을 맞아 당당한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설 수 있게 됐다”며 “지난 30년의 여정을 성찰하는 동시에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순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BIFAN은 늘 주류가 외면한 것들에 주목해 왔고, 기존 형식을 새롭게 변주하며 영화라는 예술의 가능성을 증명해 왔다”며 “앞으로도 장르와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2026년은 영상 산업이 두 번째 특이점을 맞이하는 시기”라며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으로 극장 산업이 제한을 받고 있는 만큼 극장은 새로운 체험의 공간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여기에 AI 기술 혁신까지 더해지면서 영상 산업은 또 한 번 거대한 변화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IFAN은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방관하거나 과거를 돌아보는 데 머무르지 않겠다”며 “스트리밍과 극장이 공존하고 AI와 창작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최전선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BIFAN은 역대 최대 규모로 장편 170편, 단편 85편, AI 영화 38편, XR 작품 28편 등 총 50개국 321편이 관객과 만난다.
특히 올해는 갈라 섹션인 ‘시그니처’를 신설했다. 해당 섹션에서는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 그리고 신진 영화인들을 초청해 관객들과 특별한 만남을 선사할 예정이다.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는 월드(국제), 코리아(국내), AI 영화 부문으로 세분화해 운영한다.
이정엽 프로그래머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섹션 개편을 진행했다”며 “‘부천 초이스’를 세분화하고 ‘시그니처’ 섹션을 신설하는 등 영화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외연을 확장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작은 원화평 감독의 ‘표인: 풍기대막’이 선정됐다.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수나라 말기 현상금 사냥꾼 도마(오경)가 정체불명의 인물 지세랑을 장안까지 호송하는 임무를 맡으면서 수많은 적들의 추격에 맞서는 여정을 그린 무협 액션 영화다. 오경, 양가휘, 사정봉, 진려군 등이 출연하며 이연걸이 특별출연한다. 이 프로그래머는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BIFAN 30주년의 출발을 알리는 데 이보다 더 적합한 작품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올해는 MIFF 아시아 영화상과 넷팩상의 심사 대상을 국내 및 아시아 장편 경쟁작으로 확대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영화인들의 가능성에 더욱 주목한다.
이정엽 프로그래머는 “최근 인도네시아 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며 “지역 특유의 세계관과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역동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영화제에서 인도네시아 작품 5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들도 다수 만날 수 있다”며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되고 재해석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IFAN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를 핵심 화두로 내세운다. 영화제는 지난 2년간 선도적으로 운영해 온 AI 프로그램을 집약한 ‘부천 AI 콘텐츠 서밋’을 30회 영화제와 함께 출범시킨다. 특히 올해는 비경쟁 초청 섹션인 ‘AI 프론티어’를 신설해 상영 규모를 확대하고 AI 영화의 가능성과 미래를 조망할 계획이다.
개막식과 시상식 총연출은 송승환 감독이 맡는다. 송 감독은 “올해 개막 공연의 주제는 휴머노이드”라며 “휴머노이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30회를 맞은 영화제에 걸맞게 프로토콜부터 조명, 음향, 동선까지 디테일을 살려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30회 BIFAN은 오는 7월 2일부터 12일까지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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