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기기에 ‘꿈’을 심다… 세상을 바꾸는 ‘리부트’ 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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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기기에 ‘꿈’을 심다… 세상을 바꾸는 ‘리부트’ 전사들

경기일보 2026-06-09 13:30: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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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직원들로 구성된 ‘카이아 리부트(KAIA Re:Boot)’ 봉사단. 최원재기자

 

“노트북을 안고 ‘진짜 제 거예요’라고 묻던 아이의 눈빛이 저를 매일 밤 작업대로 이끕니다.”

 

스마트폰이 넘쳐나는 시대이지만 한편에는 온라인 수업조차 따라가지 못해 ‘정보의 가난’을 대물림받는 아이들이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직원들로 구성된 ‘카이아 리부트(KAIA Re:Boot)’는 이 격차를 허물기 위해 7년째 소외계층의 고장 난 디지털 기기를 수리하는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서종국 회장이 이끄는 34명의 단원이 써 내려가는 나눔의 현장은 따뜻했다.

 

시작은 2020년 5월이었다. 코로나19로 힘들던 시기 경제운 부회장은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하러 갔다가 ‘애들이 스마트폰으로 줌(Zoom) 수업을 듣느라 칠판 글씨가 안 보인다며 컴퓨터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가난의 낙인이 두려워 컴퓨터가 없어도 손을 들지 못하고 숙제를 못해 학교와 멀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경 부회장은 곧바로 팔을 걷어붙였다.

 

처음에는 혼자였다. 아들의 컴퓨터로 예습하고 정비 유튜버의 영상을 보며 독학했다. 사비를 터는 것이 일쑤였고 당근마켓의 무료 나눔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부품 조달도 마다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직원들로 구성된 ‘카이아 리부트(KAIA Re:Boot)’ 봉사단원이 고장난 컴퓨터를 수리하고 있다. ‘카이아 리부트(KAIA Re:Boot)’ 봉사단 제공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직원들로 구성된 ‘카이아 리부트(KAIA Re:Boot)’ 봉사단원이 고장난 컴퓨터를 수리하고 있다. ‘카이아 리부트(KAIA Re:Boot)’ 봉사단 제공

 

한계가 오자 회사 내 동호회를 조직했다. 단원 모두가 컴퓨터와 무관한 비전문가이지만 주말만 되면 정비공으로 변신한다. 이제는 부품 테스트, 데이터 초기화, 수리, 배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분업 체계도 갖췄다.

 

7년간 단 한 번의 회식도 없이 “부품 하나 더 사자”며 음료수 한 잔으로 버티는 것이 이들의 철칙이다. 특히 김정희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 역시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며 기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

 

봉사단의 철학은 확고하다. 수혜 가구의 열악한 환경을 절대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며 아이들이 상처 입지 않도록 사진 촬영도 금지한다.

 

경 부회장은 “할머니와 살고 있는 학생에게 노트북을 설치해 준 날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셨다. 그 아이가 처음으로 코딩 수업에 참여해 만든 게임을 친구들에게 자랑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먹먹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근 이들의 나눔은 국경을 넘어 6·25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와 필리핀에서 온 유학생들에게 노트북을 지원하는 ‘보은의 창문’으로도 확대됐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직원들로 구성된 ‘카이아 리부트(KAIA Re:Boot)’ 봉사단원이 고장난 컴퓨터를 수리하고 있다. ‘카이아 리부트(KAIA Re:Boot)’ 봉사단 제공.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직원들로 구성된 ‘카이아 리부트(KAIA Re:Boot)’ 봉사단원이 고장난 컴퓨터를 수리하고 있다. ‘카이아 리부트(KAIA Re:Boot)’ 봉사단 제공.

 

경 부회장은 기기 기증을 넘어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소외계층이 또 다른 디지털 격차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프롬프트 교육 교재’를 직접 집필하며 미래를 준비 중이다.

 

매년 수십대의 고장 난 컴퓨터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카이아 리부트. 안양시와 안양시자원봉사센터, 경기도자원봉사센터의 보조금으로 버티고 있지만 부품값 폭등으로 고민도 깊어진다.

 

경 부회장은 “은퇴 후 이 활동을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켜 전국 시·군·구에 복제 모델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집안에 잠들어 있는 중고 노트북이 있다면 이들에게는 한 아이의 꿈을 켜는 전원 스위치가 될 수 있다”며 중고 노트북 후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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