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이 북한 '핵 보유국 지위' 주장에 미치는 영향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시진핑 방북이 북한 '핵 보유국 지위' 주장에 미치는 영향

BBC News 코리아 2026-06-09 13:03:33 신고

3줄요약
평양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의 모습
KCNA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방북은 북한 핵 보유국 지위 주장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김여정 북한 로동당 총무부장은 7일 로동신문 담화를 통해 "우리의 핵보유국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며 누가 인정하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미 국무부가 "최근 이뤄진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방침에 동의했다"고 언급하자 "미국의 상투적인 거짓 유포 놀음"이라며 핵 보유 정당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김 부장은 "핵은 힘을 숭상하는 자들과의 논쟁에서 가장 위력한 논리"라며 자신들의 주권과 안전에 대한 그 어떤 위협이나 타협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튿날인 8일 이재명 대통령은 북핵과 관련해 "반드시 비핵화를 향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지금 이 순간에도 1년에 10∼2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이 상황을 중단시키는 것만으로도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 비핵화를 강조한 미국과 한국, 이와 달리 핵 보유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북한 사이에서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평양행이 북한 핵 보유국 지위 주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핵 묵인 효과 나타날 것'

국립외교안보연구소 이상숙 박사는 BBC에 "이번 시진핑의 방북이 북한 핵 보유에 대한 '묵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 경제 협력이 확대될 것이며, 제재를 넘어선 그 이상의 협력이 예상되는 만큼 중국 측이 이를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이 북한 핵 보유를 인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북중 간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것을 내세우지 않고 봉합한 뒤 전략적인 이익을 공유 및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은 중국이 북한에 인센티브를 주는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이 북한에 인센티브를 주지만,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레버리지로 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중국이 영향력 확대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중국은 강대국"이라며 "그렇게 쉽게 북한에 유리한 것만 주지 않는다, 반드시 중국의 이익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이 북한에게 비핵화를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박사는 예측했다.

한편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자신의 책 '김정은의 숨겨진 비밀 금고'에서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가 0.01%도 없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정일∙김정은 부자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주민을 굶겨 죽이면서까지 핵을 갖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어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북한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실제 "시진핑이 김정은이라는 광란의 야생마를 길들이기 위해 2016년과 2017년 초강도 전방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서 다섯 차례나 찬성표를 던졌고 이에 김정은은 2018년 4.27 남북 정상회담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싱가포르 회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 시진핑을 찾아가 머리를 조아렸다"고 언급했다.

김정은이 겉으로는 허세를 부려도 중국을 등에 업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고 류 대사대리는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6월 8일 북한 평양을 국빈 방문한 가운데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평양체육관을 찾았다. 옆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웃으며 앉아 있다
KCNA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6월 8일 북한 평양을 국빈 방문한 가운데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평양체육관을 찾았다. 옆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웃으며 앉아 있다

'핵 보유국 인정 절대 불가능'

중국이 북한의 핵을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자국의 안보 이익 차원에서도 북핵 용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이창형 한국국방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중국이 북한 핵 보유를 공식화하는 순간 동아시아에 핵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핵이 인정될 경우 한국과 일본의 자체 핵 개발을 반대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대만까지 나서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이 연구위원은 중국의 자체 안보 위협 역시 북한 핵보유국 지위를 용인할 수 없는 이유라고 짚었다.

그는 "과거 중국 군사과학원의 핵 전문가들과 관련 논의를 했다"며 "북중 접경 인근인 영변 등에서 만약 핵 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핵 반경 약 400km 정도가 오염될 수 있고 간접 오염 구역은 1000km에 달한다는 것이 중국 측 판단"이라고 했다. 중국의 동북 지역이 핵 오염 상황을 맞게 될 수 있음을 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과거 6자 회담에 적극 나섰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면서"한국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국 안보를 위한 차원이었다"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시진핑이 평양에 간다고 해서 북한 핵을 승인하거나 인정하기보다는 최소한 현상 유지 또는 평화적 수사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북핵 인정은 동아시아 안보 구도나 지형 자체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중국이 그 이상 뭔가를 할 수도 없다"고 이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핵무장을 할 수도 없다. 우리가 핵무장을 하면 일본과 대만은 가만히 있겠느냐. 온 동네가 다 핵무장을 해 핵 천지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류현우 전 대사대리는 "김정일의 핵 보유 도전은 최악의 경우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엄청난 도박이었다"면서 "중국의 향후 행태를 불안하게 여긴 김정일은 병든 몸을 끌고 몇 차례 중국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내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있는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이 사진은 2024년 9월 1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Reuters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4년 9월 13일 북한 내 공개되지 않은 장소의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핵에 대한 중국의 '이중 전략'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를 중국의 '이중 전략'으로 규정했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협상을 성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협상의 조건을 통제하는 것"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미국에는 비핵화 목표를 공유한다고 선언하면서 평양에서는 비핵화를 입에 올리지 않는 이중 언어가 이 전략의 본질이라는 것.

그는 "실제로 시진핑은 지난해 9월 북중 정상회담에서 과거와 달리 비핵화를 단 한 차례도 촉구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비핵화'를 직접 언급하지도, 그렇다면 미국 측 발표를 부인하지도 않았다. 그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과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중국은 과거 한국은 물론 북한과 정상회담을 할 때도 비핵화를 언급하며 '북핵 불용' 태도를 견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비핵화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모양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비핵화 원칙을 버린 적이 없다. 지난 2024년 3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기자회견에서 비핵화와 북미평화협정을 동시에 추진하는 '쌍궤병진' 원칙을 한반도 문제의 해법으로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후 행보를 보면 온도 차가 느껴진다. 왕 주임의 발언 두 달 뒤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2019년 회의 때 공동목표로 명시됐던 '한반도 비핵화'가 공동성명에서 자취를 감췄다.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연달아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는 의제로 오르지 않았다.

시진핑의 이번 평양행은 결국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서 북한 문제를 관리하는 자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의 발현"이라고 박병광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Copyright ⓒ BBC News 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