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확산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동안 AI 수혜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까지 공급 부족 현상이 확산되며 메모리 업황 전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5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AI 시장의 무게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Inference)'으로 이동하면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경쟁도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HBM 중심으로 시작된 AI 특수가 범용 메모리까지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로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AI 추론 시대…범용 메모리도 품귀
그동안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검색 서비스와 AI 에이전트, 기업용 AI 솔루션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AI 추론은 학습된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로 대규모 데이터 저장과 반복적인 읽기·쓰기 작업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HBM뿐 아니라 범용 D램과 SSD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사용량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공급 증가 속도보다 AI 관련 수요 증가세가 더 가파르면서 시장 주도권이 공급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BM 호황에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메모리 사업 전반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특수가 더 이상 HBM에만 국한되지 않고 메모리 산업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며 "범용 D램과 낸드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개선 폭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도 찾은 삼성·SK
이 같은 변화는 엔비디아의 최근 행보에서도 확인된다. AI 반도체 시장의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방한 기간 삼성전자와 SK그룹 경영진을 잇달아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젠슨 황 CEO는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 행사에 앞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겸 부회장을 만났다.
전 부회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부터 HBM4와 소캠(SOCAMM)을 엔비디아에 충분히 공급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HBM4E와 HBM5까지 장기적인 협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차세대 HBM 공급 확대와 파운드리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며 차세대 HBM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공급 확대에 맞춰 삼성전자와의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HBM 넘어 AI 팩토리까지…SK·엔비디아 동맹 확대
SK하이닉스는 같은 날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 공동개발 및 반도체 설계·제조 혁신을 위한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수년간 이어져 온 HBM 공급 관계를 AI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양사는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AI PC와 로봇 플랫폼에 적용될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와 제조 과정에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젠슨 황 CEO는 "AI 팩토리는 차세대 산업혁명의 엔진이고 첨단 메모리는 그 성능의 핵심"이라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컴퓨팅 플랫폼을 위한 핵심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양사가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AI를 적용함으로써 AI 인프라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HBM4와 HBM4E를 넘어 HBM5와 차세대 AI 메모리까지 포함한 장기 협력 체제가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AI 공급망 중심에 선 'K반도체'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잇달아 찾은 배경 역시 AI 시대 핵심 공급망 확보에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HBM4와 HBM4E를 앞세워 차세대 메모리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생태계의 핵심 메모리 파트너 지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과거 AI 반도체 시장이 GPU와 HBM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범용 D램과 낸드까지 포함한 메모리 생태계 전체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AI 에이전트 시장 확대는 향후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시대 최대 수혜 기업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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