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위기 딛고 도약 발판 마련, ‘협치’ 실종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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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위기 딛고 도약 발판 마련, ‘협치’ 실종은 과제

이슈메이커 2026-06-09 10:37: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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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위기 딛고 도약 발판 마련, ‘협치’ 실종은 과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을 통해 탄생한 이재명 정부가 출범 1주년을 맞는다. 국민주권정부는 출범 초기 비상계엄으로 위축된 경제를 정상궤도로 돌려놓아야 하는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여기에 중동전쟁 등 급격한 대외경제 여건 변화에 따른 복합 위기까지 겹쳤다. 다만 실용주의를 표방한 정부는 위기 대응 능력을 보이며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1년간 계속 60%를 웃돌며 고공행진 중이다.

 

 

ⓒ청와대/Republic of Korea/Flickr
ⓒ청와대/Republic of Korea/Flickr

 

수출·증시 글로벌 위상 강화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산업통상부는 이재명 출범 1주년 성과를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경제 분야 핵심성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경제는 지난해 계엄 충격에서 벗어나 완연한 반등에 성공했다. 경제성장률은 2025년 상반기 0.3%에서 하반기 1.7%로 반등했고, 올해 1분기는 중동전쟁 발발에도 3.6%를 기록하는 등 거침없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성장률 회복에 따른 기업 실적과 내수 개선은 세수 호조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켰다. 전 정부 기간 감소세였던 국세 수입은 2025년 37조 4,000억 원 증가한 데 이어 2026년에는 41조 5,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2.5%로 올리는 등 주요 기관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수출과 통상 성과도 돋보였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자동차·의약품 관세 부담 완화 기반을 마련했고, 조선·에너지 분야 전략산업 협력을 확대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은 7,093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올해 수출 순위는 세계 5위 진입이 가시화된 상태다. 또한 에너지·자원 위기 대응도 주요 성과로 꼽혔다. 호르무즈 봉쇄 우려 속에서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확보를 유지했고, 석유화학 공장 가동률 회복과 필수품 공급 안정 조치 등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저평가를 받던 증시는 코스피는 대도약을 이뤄내며 시가총액이 한때 7위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KRX)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저평가를 받던 증시는 코스피는 대도약을 이뤄내며 시가총액이 한때 7위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KRX)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저평가를 받던 증시는 코스피 ‘8000 시대’를 열며 대도약을 이뤄냈다. 시가총액은 한때 7위까지 상승했으며, 최근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세계 8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4월 1일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신뢰도 확보했다. 이러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국민 삶과 직결된 민생 물가 부문에는 선제적 방어망이 유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압박 속에서도 정부는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시행하고 유류세 인하 조치를 병행했다. 이를 통해 미시행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강력한 완화 효과를 거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선 한국산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평화적 목적의 농축·재처리 능력을 확보하는 길을 뚫어냈다. ⓒ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선 한국산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평화적 목적의 농축·재처리 능력을 확보하는 길을 뚫어냈다. ⓒ청와대

 

‘당당한 외교’와 ‘실용 외교’ 사이 균형
이재명 정부의 지난 1년은 외교력의 극대화를 보여준 한 해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유엔총회, 아세안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에 연이어 참석했다. 또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역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출범 후 15개국 방문과 45차례 이상 정상회담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선 안보 분야의 오래된 숙원사업이었던 한국산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평화적 목적의 농축·재처리 능력을 확보하는 길을 뚫어냈다.


  또한 11년 만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과 연초 우리 정상의 국빈 방중을 통해 역내 최단 시일 내 상호 국빈 방문을 성사시켜 한·중 관계를 전면 복원했다. 일본의 경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셔틀 외교를 신속하게 복원했고, 최초의 차관급 외교-국방 2+2 회의도 개최했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등 시장 확대를 위해서도 힘써 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인도를 방문하여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조선, 에너지, 금융, 인공지능(AI) 등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방문한 베트남에서도 인프라, 원전 등 전략적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초 이탈리아 총리, 최근 프랑스 대통령 등 G7 국가들은 물론이고 폴란드 총리 등 유럽 정상들의 방한과 지역별 거점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대통령 방한,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방문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졌다.


  고난도 있었다. 캄보디아 스캠 범죄 사건이 발생해 동남아시아에 감금된 한국인 피해자 구출과 함께 사기 조직원들을 전세기로 압송해 온 범죄 소탕 작전을 펼쳤다. 이외에 조지아 공장 사태로 미국 내 한국 대기업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미 이민 당국에 체포되었다가 풀려나는 일도 있었다.

 

한·일 관계에 있어 이재명 정부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셔틀 외교를 신속하게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청와대
한·일 관계에 있어 이재명 정부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셔틀 외교를 신속하게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청와대

 

폭주하는 여당과 길 잃은 야당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 상태다. 헌정사상 여당이 원내 제1당을 차지한 경우는 많았으나 전체 의석의 약 3분의 2까지 차지한 사례는 드물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300석 중 175석을 보유해 헌법 개정(300명 중 200명 찬성)을 제외하고 어떤 법안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입법 견제 수단이 사라지자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을 사법 리스크에 몰아넣은 사법부를 손보겠다며 사법개혁에 돌입했고, 검찰을 폐지하기로 한 데 이어 사법개혁 3법(형법 개정, 헌법재판소법 개정, 법원조직법 개정)까지 통과시켰다.


  아울러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불발됐던 법안들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사법개혁 관련법과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EBS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법안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법안을 발의하면서 법안 발의 건수도 크게 늘었나 22대 국회 출범 후 임기 절반이 채 지나지 않은 5월 12일까지 국회에서 발의된 법률안은 1만 8,934건에 달한다. 다만 22대에 발의된 법률안 중 원안 가결된 것은 1,247건으로 10%에 못 미친다.


  문제는 의석수가 107석에 달하는 국민의힘이 야당으로서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강성 대표를 중심으로 한 양당 지도부는 서로를 ‘내란당’과 ‘입법 폭주’로 규정하며 극한 대립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야 협치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으로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작은 성과들을 꾸준히 많이 쌓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Republic of Korea/Flickr
이재명 대통령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으로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작은 성과들을 꾸준히 많이 쌓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Republic of Korea/Flickr


  물론 22대 국회 초반에는 전세사기특별법과 상법개정안 등 일부 법안이 여야 합의에 의해 통과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취임으로 여야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두 대표 모두 대표 경선 과정에서 당내 강성 당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만큼 상대 진영을 향한 적대심과 경계심을 대놓고 드러내는 중이다.


  의석수 열세로 단독 법안 통과의 길이 아예 막혀 버린 상태에서 국민의힘은 민생 법안 발의 등 의정활동에 한계가 있었고, 친윤계와 비윤계의 당내 계파 갈등이 이어지면서 전력이 분산돼 정부·여당의 실정을 심도 있게 비판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국정 운영 방향과 여·야 관계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열린 국무회의에서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시급한 과제들을 안고 정부 임기를 시작했지만,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여러 공직자의 헌신 덕분에 여러 고비를 그나마 잘 헤쳐 나가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발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남은 국정 운영의 핵심 과제로 ‘국민 체감 성과’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으로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작은 성과들을 꾸준히 많이 쌓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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