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에 폭발한 대학생들… 전국 150여 대학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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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에 폭발한 대학생들… 전국 150여 대학 시국선언

위키트리 2026-06-09 10:2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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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전국 대학가의 규탄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서울 주요 대학에서 시작된 총학생회 성명이 부산·대구·울산·광주·충청·인천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150곳이 넘는 대학이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12개 대학 총학생회는 10일 오후 6시 각 대학 캠퍼스에서 시국선언과 피켓 시위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이 주최하는 이번 시국선언에는 건국대·고려대·경희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숭실대·연세대·전남대·한국외대·홍익대 총학생회가 참여하며, 단체 측은 "이외 다른 대학의 총학생회들도 연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참정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민주공화국의 출발점"이라며 "국민이 행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국가기관에 의해 침해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다"고 선언할 계획이다.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를 통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구조개혁, 시민 참여 독립적 개혁 감시기구 설치 등도 촉구한다.

앞서 서울대 단과대학회장연석회의는 지난 5일 소셜미디어에 성명서를 게시하고 "선거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의 핵심"이라며 "그 권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호해야 할 기관이 보여준 안일함은 숱한 의문을 자아낸다"고 비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도 같은 날 자정 제16차 임시회의를 열고 "예상을 넘어선 투표 참여가 선거관리 실패의 변명이 돼서는 안 된다"며 노태악 선관위원장 사퇴와 선거 관리 체계 전반의 쇄신을 요구했다. 앞서 연세대·성균관대·서강대에서도 규탄 성명과 대자보가 잇따라 게시됐다.

전국 100여 개 대학 총학생회 연대체인 전국총학생회협의회(전총협)도 5일 성명을 내고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앞에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사실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민이 어렵게 지켜온 참정권을 강탈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부산에서는 동아대와 부산교육대가 5일 가장 먼저 규탄 성명과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데 이어 부산대와 국립부경대 등이 뒤를 이었다. 부산대 제58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는 5일 '부마민주항쟁의 교정에서 묻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주주의 앞에 무결한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중앙운영위는 "우리 부산대학교는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일어섰던 10·16 부마민주항쟁의 발원지로서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이 유린당한 이번 사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선관위는 유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음에도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이번 참사를 똑똑히 직시하라"고 비판했다.

국립부경대 제27대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도 5일 성명을 내고 "2만의 국립부경대 학우와 대한민국 청년들의 분노를 담아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무책임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제42대 동의대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도 "권리는 선착순이 아니다. 먼저 도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민주주의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며 "정치권과 사회 각계는 이번 사태를 진영 논리에 따른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부산가톨릭대 제47회 총학생회도 "4000명의 부산가톨릭대 학우의 분노를 대변해 중앙선관위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

대구·경북에서는 8일 계명대 총학생회가 시국선언문을 내고 사태 경위를 명백히 밝히고 선거 제도 신뢰 회복 절차를 개시하라고 요구했다. 총학생회가 공석인 경북대에서는 공과대 학생회와 사회과학대 운영위 등 단과대 단위 성명이 잇따랐다. 영남대·김천대 등에서도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이 이어졌다. 대구시 선관위 앞에서는 일부 기초의원 당선인들이 '민주주의 장례식'이라는 이름의 분향소를 차리기도 했다.

울산에서는 9일 울산대·울산과학대 총학생회가 성명을 내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광주·전남에서는 전남대 총학생회가 9일 오후 4시 광주캠퍼스 민주마루 앞 광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선관위 규탄 결의안을 심의·의결한다. 전남대 중앙운영위원회는 "우리 대학 선배들과 수많은 시민이 지켜낸 오월의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조선대는 5일 '민주주의의 성지에서 묻는다. 국민의 한 표는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고, 호남대·광주대·국립목포대·국립순천대·동신대 등도 규탄 대열에 합류했다. 광주교육대와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전국 공동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충청권에서도 5일 충북대 총학생회가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된 충격적인 사태"라며 성명을 냈고, 8일 청주대·한국교원대·서원대 총학생회도 잇따라 선관위의 책임 있는 사과와 선거 관리 체계 쇄신을 요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다만 청주대 총학생회는 이후 별도 공식 입장 없이 성명서 게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에서는 8일 인하대·인천대·가천대 메디컬캠퍼스·청운대 인천캠퍼스·안양대 강화캠퍼스·경인교육대 등이 성명을 통해 선관위 규탄에 나섰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투표소의 어느 누군가는 예정된 투표 종료 시각을 훌쩍 넘긴 뒤에야 가까스로 투표권을 행사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끝내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 채 투표소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인천대는 이번 사태를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참담한 행정 참사"라고 규정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사태 원인 및 책임 규명을 위한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10일부터 19일까지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조현욱 변호사가 위원장을 맡으며, 투표용지 인쇄·배정·수급관리 전반과 선거 당일 투표소 운영 과정, 초동 대응의 적절성 여부를 조사한다.

한편 선관위가 5일 발표한 투표용지 추가 송부 투표소는 67곳이었으나 재조사 결과 140곳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된 투표소도 기존 22곳에서 26곳으로 증가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8일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의 지명 해제를 통보했고, 위철환 상임위원이 위원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허철훈 사무총장의 면직안도 수리돼 강동완 사무차장이 사무총장 직무를 맡게 됐다. 선관위는 선거정책실장과 선거1국장에 대해서도 9일 자로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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