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북·중 연대 강화까지…지정학적 리스크에 발목 잡힌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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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에 북·중 연대 강화까지…지정학적 리스크에 발목 잡힌 환율

투데이신문 2026-06-09 10:01: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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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왼쪽) 국가주석이 8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신회/뉴시스]
중국 시진핑(왼쪽) 국가주석이 8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신회/뉴시스]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외환시장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 분쟁 장기화와 북·중 연대 강화라는 이중 지정학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환율 상단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은 주말 사이 누적된 상승분을 반영하며 강세 출발했다. 외환 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서고 수출업체 발 달러 매물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장중 상승폭이 30원 중반대까지 반납되기도 했다. 오후 2시 이후에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선물환 매도) 소식이 전해지며 전반적인 분위기가 하락 쪽으로 기울었고, 결국 종가 기준 153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1550원 안착에는 실패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1550원 선에서의 등락을 예상하면서도 상단 돌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 민경원 선임연구원은 “당국의 구두개입과 수출업체 쪽에서 매물이 나오는 등 실수요 측에서 매도세가 있었으나 시장의 고환율 우려로 장중 상승폭을 30원 중반까지 되돌렸다”고 분석했다. 

민 연구원은 이어 “정규장에서 50원 단위로 저항선을 보는데, 1550원을 아직 넘지 못한 만큼 1600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1550원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율이 1500원대를 이탈하지 못하는 근본 배경에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위험회피심리가 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원화 가치는 급락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5달러 안팎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집중되며 환율 상승 압력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에너지 취약성을 더욱 가시화하며 환율을 밀어올린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LNG)의 20.4%가 중동에서 조달되는 데다 수입 원유의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에너지 수입 비용 급증은 경상수지를 악화시키고 달러 수요를 키워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수급 측면에서도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에너지 수입 비용이 급증한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며 원화 매도세가 거세져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달러 결제 수요와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동시에 맞물리며 시장의 고환율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까지 달러 강세를 떠받치며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 유인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현재 두 달 만에 100선을 넘은 상황이다. 

여기에 한반도발 지정학 리스크까지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이 7년 만에 북한 방문에 나선 가운데 북한이 남측과의 대화를 일절 거부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중국 측에 설명하고 핵무기 고도화 보유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 변수가 현시점에서 환율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데 대체로 무게를 싣는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는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찬성한다는 식의 의사 표현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역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북한의 핵 문제를 비롯한 북한 문제 전반에 대한 우선순위가 매우 낮아졌기 때문에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감을 극도로 높이는 행위를 하지 않는 한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대 경제학과 김상봉 교수는 “현재 단기적으로 환율에 큰 위협을 미치고 있는 건 외국인 매도”라며 “포를 쏘는 등 위협행위가 있지 않는 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과거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만큼 북한 리스크를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일연구원은 2026년 한반도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의 현실 논리력이 강화되고 대남 봉쇄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불안이라는 기존 상승 요인에 한반도 긴장이라는 변수가 동시에 불거질 경우,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가톨릭대 경제학과 양준석 교수는 “며칠간 소폭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는 있으나 중국이 갑자기 북한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지 않는 한, 중장기적으로 큰 변화를 만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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