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한 분석과 높은 적중률로 '문어 영표'라는 별명을 얻은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입을 열었다. 그의 예측은 명확했다. 한국이 A조 2위로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높은 적중률로 '문어 영표'라는 별명을 얻은 이영표 KBS 해설위원 / 연합뉴스
이 위원은 지난 8일(이하 한국 시각)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최근 경기력과 홈 이점,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멕시코가 A조 1위를 차지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조 2위를 차지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그렇게만 돼도 아주 괜찮은 출발"이라고 말했다.
이영표는 현역 시절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으로 프로 무대에서는 14개 시즌을 소화한 레전드다. 2014년부터 해설 마이크를 잡은 그는 중요 경기 전마다 제시하는 승부 예측이 높은 확률로 들어맞아 '문어 영표'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위원이 조 2위 통과의 핵심 요건으로 꼽은 것은 단 하나, 첫 경기 승리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12일 오전 11시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이 위원은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따내는 것이 대표팀 성적의 80~90%를 좌우할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첫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두 번째 경기부터 연쇄적으로 부담감이 커진다. 사실상 2위 경쟁 상대인 체코 역시 우리와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리적 우위 역시 한국에 있다고 봤다. 이 위원은 "체코는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라 대부분이 첫 출전이지만, 우리는 훨씬 경험이 많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심리적으로 더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지대 적응 준비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은 일찌감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꾸려 해발 1500m 안팎의 고지대 훈련을 소화했다.
반면 체코는 텍사스에서 훈련을 마친 뒤 경기 하루 전 과달라하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위원은 "고지대 적응은 심폐 기능뿐 아니라 이곳 환경에 익숙해지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며 "현지 훈련을 일찍 시작한 우리 선수들이 이 점에서도 앞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8일(현지 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다만 체코의 세트피스만큼은 경계 대상으로 분명히 지목했다. 이 위원은 "체코는 코너킥과 프리킥에서 위협적인 공중 장악력을 갖추고 있어 세트피스 기회 자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중앙 수비수인 김민재와 이한범이 상대의 크로스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역시 핵심"이라고 짚었다.
마지막 평가전까지 다양한 조합을 실험한 홍명보 감독의 선택에 대해서는 우려와 신뢰가 함께 담긴 시각을 내놨다. 이 위원은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는 보통 주전 라인업(베스트 11)을 가동해 조직력을 다지는데, 우리는 마지막까지 다양한 조합을 테스트했다"며 "가장 중요한 첫 경기에서 호흡이 완벽히 맞을지 우려되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평가전에서 여러 실험을 한 것은 코치진 나름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렇게 선수 라인업에 변화를 줘도 본선 경기력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그런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를 보냈다.
이 위원의 전망은 해외 언론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국 ESPN은 한국이 속한 A조에서 멕시코가 1위, 한국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의 최종 조별 성적을 승점 5점으로 전망했다.
통계 전문 매체 옵타 역시 A조에서 한국과 체코의 2위 경쟁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다만 A조를 '가장 열린 조 중 하나'로 평가하며 멕시코의 조 1위 가능성을 높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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