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를 웃돈 가운데 국민이 실제로 벌어들인 소득을 의미하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9% 넘게 증가했다.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회복, 해외투자 수익 확대가 맞물리며 성장과 소득이 동시에 개선됐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1.8% 성장했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1.7%)보다 0.1%포인트(p) 상향 조정된 수치다.
한은은 “속보치 작성 당시 반영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 실적 자료가 추가되면서 성장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설비투자가 속보치 대비 1.8%p 상향 수정되며 성장률 개선을 주도했고 민간소비도 0.1%p 높아졌다.
이번 잠정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설비투자다.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6.6% 증가했다. 기계류 투자가 6.5%, 운송장비 투자가 7.1% 늘었다.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충 움직임이 예상보다 강했던 셈이다.
제조업과 수출도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제조업은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생산 확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3.9% 증가했다. ICT 제조업은 15.4% 늘어난 반면 비ICT 제조업은 0.9% 감소해 업종 간 격차도 확대됐다.
원계열 기준 제조업은 전년동기 대비 7.2% 성장했다. ICT 산업 증가율은 16.2%를 기록해 전체 GDP 성장률(3.8%)을 크게 웃돌았다. 첨단산업 중심 성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업종별 양극화도 함께 나타났다.
재화 및 서비스 수출은 전분기 대비 5.9% 증가했다. 재화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6.0% 늘었고 서비스 수출도 외국인의 국내 소비 증가 영향으로 5.0% 확대됐다. 전년동기 기준 수출 증가율은 11.8%에 달했다.
민간소비도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의류 등 재화 소비와 금융서비스 소비가 늘면서 전분기 대비 0.6%,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내구재 소비는 1.8%, 준내구재 소비는 4.9% 늘었다.
반면 건설 부문은 부진이 이어졌다. 건설업은 전분기 대비 2.2% 증가하며 반등했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3.9% 감소했다. 건설투자 역시 전년동기 대비 1.9% 줄었다. 주택시장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정 영향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이 실제로 벌어들인 소득은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빠르게 늘었다. 실질 GNI는 전분기 대비 9.2%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1.8%)을 크게 웃돌았다. 교역조건이 개선된 데다 해외투자 수익을 의미하는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조2000억원에서 11조6000억원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9조2000억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명목 GNI는 전분기 대비 11.0%, 전년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명목 경제 규모 확대도 두드러졌다. 1분기 명목 GDP는 전분기 대비 10.5%, 전년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총영업잉여가 전분기 대비 17.0% 늘어난 영향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 대비 12.9% 상승했다. 특히 수출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23.5%에 달했다. 수출단가 상승이 기업 이익 증가와 국민소득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저축률도 크게 개선됐다. 총저축률은 41.7%로 전분기보다 5.7%p 상승했다. 반면 국내총투자율은 25.3%로 2.9%p 하락했다. 가계순저축률은 8.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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