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젠슨 황 CEO가 엔씨·크래프톤과 만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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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젠슨 황 CEO가 엔씨·크래프톤과 만난 이유는

더리브스 2026-06-09 09:11: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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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황민우 기자]
엔비디아 젠슨 황 CEO. [그래픽=황민우 기자]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첫 방한 행보는 지난해 10월 사업적 측면에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함께한 치킨 회동부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과 APEC 정상 회의까지. 업계를 폭넓게 아우른 당시 회동은 향후 어떤 사업적 시너지로 이어질지 관계자들의 이목을 모았었다.

그로부터 7개월 후 다시 한국을 찾은 젠슨 황 CEO의 발걸음은 국내 주요 게임사로 향했다. 파격적인 행보는 여전했다.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과 엔씨 김택진 공동대표를 한국 게임 산업의 상징적 공간인 PC방에서 만나며 기업 간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모든 산업이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와 게임사의 파트너십은 단순 기술 협업과 전에 없던 무게감을 드러낸다. 이들이 함께 겨냥하는 '피지컬 AI' 시장은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새로운 시장이다. 엔비디아의 인프라와 국내 게임사의 개발 노하우가 결합됐을 때 어떤 시너지와 성과로 나올지 IT 업계 전체가 주목하는 까닭이다.


게임으로 맺어진 엔비디아, 크래프톤, 엔씨의 파트너십


크래프톤과 엔비디아의 협업은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출시 초기부터 이어져 왔다. 양사는 원활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엔비디아 DLSS(Deep Learning Super Sampling)를 비롯한 최신 기술 기반의 최적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엔씨와 엔비디아의 인연은 지난 2003년 '리니지2' 출시 시점부터 시작됐다. 당시 엔씨는 엔비디아와 지포스 FX 하드웨어에 맞춘 기술 개발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시작으로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대형 신작이 출시될 때마다 제휴를 거듭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엔씨의 신작 신더시티를 엔비디아 RTX 플래그십 타이틀로 선정해 글로벌 시장에 소개했으며, 엔씨는 한국 지포스 사업 25주년 기념행사인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단독 시연사로 참석해 아이온2와 신더시티 최신 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피지컬 AI, 파트너십의 새로운 키워드


좌측부터 엔씨소프트 김택진 공동대표,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사진=송진원 기자]
좌측부터 엔씨소프트 김택진 공동대표,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사진=송진원 기자]

고사양 게임 구동을 위한 기술 최적화에 집중됐던 파트너십은 이제 게임 외 영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 모두 이번 회동을 계기로 로보틱스 및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협업 영역을 전방위로 확장하며 ‘피지컬 AI’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피지컬 AI는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처럼 하드웨어에 AI를 접목해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피지컬 AI 기기는 알고리즘에 따라 상황을 인지하고 의사를 결정해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자동화와 효율성,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만큼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피지컬 AI 시장 규모는 올해 15억 달러(한화 약 2조3230억원)에서 오는 2032년 152억4000만 달러(한화 약 23조6006억원)에 달하며 연평균 47.2%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기술적 시너지를 토대로 피지컬 AI 시장 성장세에 빠르게 발을 맞추고 있다. 실사 이미지 스캔을 통해 인터랙티브 3D 경험을 구현하는 게임 엔진의 최신 렌더링 기술은 이미 건설,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상용화된 상태다. 여기에 엔진 기술이 지속해서 고도화됨에 따라 피지컬 AI 환경 구축에 필요한 초정밀 디지털 모델 구현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데이터 통계 분석 기업 SAS는 자사 플랫폼 ‘SAS 바이야’(SAS Viya)를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과 결합한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환경을 가상 세계로 복제해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공정 효율을 실험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미국 제지회사 조지아퍼시픽은 사바나 리버 공장에 해당 기술을 시범 도입해 자동 유도 차량(AGV) 운용과 제작 공정을 최적화한 바 있다.

국내는 크래프톤이 지난해 4월 김창한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이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젠슨 황 CEO와 로보틱스를 비롯한 차세대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올해 초에는 피지컬 AI 전문 독립 법인인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AI 연구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엔씨 또한 지난해 AI 전문 자회사 ‘엔씨 AI’를 출범하고 전 계층을 단일 물리 법칙으로 연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아울러 산업 현장별 맞춤형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실증을 추진하며 피지컬 AI 전 과정의 유기적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기술과 노하우의 결합, 게임사 ‘미래 먹거리’ 신사업 발굴 가속화


세 기업의 협업은 과거 통상적인 기술 업무협약(MOU)과 비교해 규모와 파급력 면에서 궤를 달리한다. 특정 게임 최적화에 머무르던 일회성 협력을 넘어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신사업 분야 개척을 골자로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공 시 막대한 이익을 담보하는 차세대 캐시카우 발굴 사업인 만큼 향후 성과에 따라 게임업계를 넘어 IT 산업 전반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질답에서 “AI가 모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상황에서 최신 기술을 가장 먼저 흡수하는 게임 산업이 주목받는 것은 필연적인 흐름이다”라며 “게임사가 오랫동안 쌓아온 기술적 노하우가 AI 관련 신사업 영역과 결합됐을 때 빚어낼 막대한 시너지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송진원 jin1@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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