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로] 다시 뭉치는 北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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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로] 다시 뭉치는 北中

연합뉴스 2026-06-09 08:37: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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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잇단 무력행사와 대중국 압박에 절박해진 中과 北

전략가치 커진 北, 중국·러시아 끌어당기며 외교 레버리지 극대화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북한과 중국이 다시 거리를 좁히고 있다. 오랜 군사동맹 관계지만 묘한 긴장 속에 균열과 결속을 반복해온 두 나라가 빠르게 밀착하는 모습이다. 작년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에 이어 이번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에 북한을 찾아왔다. 혈맹 관계임을 자부하지만, 사실 양국은 국경을 접한 지정학적 숙명 탓에 서로를 완전히 믿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과 중국 모두 다른 수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이 숨통을 죄어오는 상황을 손잡고 함께 타개하는 게 우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의 회담이 지난 8일 금수산 영빈관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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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을 대변하는 노동신문은 시 주석 환영 사설에서 이런 현실 인식을 여실히 드러냈다. "매우 혼란스럽고 복잡다단한 국제정치정세는 조중 두 나라 인민이 전투적 단결과 지지 협조를 강화해나가며 특히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적 전진을 위해 양국 관계를 부단히 발전시켜나갈 것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중국의 목소리도 다르지 않다. 시 주석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반대하며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에 위해를 주는 모든 야욕과 책동을 반대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과 중국의 목소리에서 공통의 위기감과 절박함을 읽어낼 수 있다. '혼란스럽고 복잡다단한 국제정치',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는 미국의 거침 없는 실력 행사와 그에 따른 국제정세 급변을 지적한 것이다. '군국주의 부활'은 미국이 힘을 실어준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경계한 표현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전방위 압박 수위를 갈수록 올리는 한편, 중국의 우군인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제거했다. 쿠바에 대해선 경제봉쇄 고사 작전이 진행 중이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와 이란으로부터 에너지 공급이 차단된 상황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북한 역시 중국이 미국의 거친 실력 행사로부터 우방을 하나도 지켜내지 못하는 무력함을 지켜보며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북한과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느끼는 고립감을 키우고 있다. 우선 양측이 힘을 모아 미국의 위협에 대처하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을 맞은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압박을 분산할 군사적 방패가, 북한은 현실적 생존을 보장해줄 '물주'가 각각 필요한 현시점에서 양국의 강력한 밀착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중국의 의도엔 북한과 러시아의 밀월을 견제하고 한반도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셈법도 포함돼 있다. 자칫 외톨이가 될 뻔했던 북한은 러시아와 관계를 사실상 군사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린 데 이어 중국까지 러브콜을 보내는 현 상황이 외교 지렛대를 극대화할 절호의 기회다.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

2025년 7월 제주도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한 한미일 공중 훈련 장면 [자료사진.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은 서방의 전통적 우방들과 함께 대중국 포위망을 빠르게 좁혀들어가고 있다. 특히 동북아시아에선 한미일 협력 관계를 군사 동맹 수준으로 강화하려 한다. 이런 정세 변화는 반미 연대의 핵심 축으로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높여주는 반작용을 부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활용도가 한층 커진 '북한 카드'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한반도와 일본, 대만 해협을 잇는 인도-태평양 동부전선에서 긴장의 파고가 높아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관계당국의 냉철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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