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가 지난달 31일 KLPGA(한국 여자프로골프) 투어 20승을 달성했다.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역전 우승하며 2017년 데뷔 시즌 첫 승 이후 약 9년 만에 20승 금자탑을 쌓았다. 투어 20승은 고 구옥희(1956~2013)·신지애 이후 세 번째이자 역대 최다 공동 1위 기록이다.
데뷔 후 매년 우승을 이어오던 박민지는 작년 무관에 그치고 이를 악물었다고 했다. “지난해 우승을 못 한 것뿐 아니라 올해 초 컷 탈락이 이어지면서 크게 충격을 받았다. 시드를 잃을 걱정까지 들었다”며 “‘다시 일어나야 한다. 이대로 끝낼 수 없다’고 다잡고 연습량을 늘렸고, 우승 부담은 지우고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플레이한 게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남다른 각오
박민지는 이날 경기도 양평의 더스타휴 CC(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 유현조와 2위 김지윤2를 각각 세 타와 1타 차로 역전해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전날 성적 때문에 30여분 먼저 티오프한 박민지는 연습과 경기 시청을 반복하며 한참을 기다린 끝에 우승 확정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우승을 못 하더라도 ‘2등도 잘했다. 앞으로의 우승을 향한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히 있었다”고 했다.
박민지는 2017년 19세에 정규 투어에 데뷔한 지 두 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하며 슈퍼 루키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20년까지 매년 1승씩 추가하더니 2021년과 2022년엔 각각 6승을 쓸어 담아 KLPGA 투어 최강자로 떠올랐다.
2017년 데뷔 시즌 첫 승 후 9년 만에 20승 금자탑
신지애 이후 세 번째이자 역대 최다 공동 1위 기록
2021년엔 대상·상금·다승왕 3관왕에 등극했고, 2022년에도 다승·상금왕에 올랐다. 2024년 6월 19승째를 기록했을 때만 해도 20승은 금방 찾아올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장기인 정교한 아이언샷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급하락했다.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도 사라졌다. 2024년까지 10위권 이내를 기록했던 그린 적중률이 올해 33위(이번 대회 제외)까지 떨어졌다. 안면 신경통 등의 영향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박민지는 “잘됐던 시기엔 아이언샷이 핀에 잘 붙었는데, 많이 무뎌져 있더라”며 “돌이켜 보니 작년에 연습량이 확실히 적었다. 2주 전부터는 SNS(인스타그램) 계정도 삭제하고 다시 샷을 갈고 닦았다”고 했다.
19승 이후 46경기 동안 무승 행진이 계속됐고, 이사이 톱5에도 한 차례만 들었을 만큼 고전해 온 박민지는 마음을 다잡고 난 뒤 맞은 대회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20승 고지에 오르게 됐다. 46전 47기다.
더 대단한 길
박민지는 “2017년 루키 때 ‘20승 하고 은퇴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이루게 될 줄 몰랐다”며 “오늘의 20승은 내가 한 게 아니라 언제나 끊임없이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이 만들어 주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선 “나를 보고 자라는 많은 선수들이 나와 같은 길, 나보다 더 대단한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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