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는 2014년부터 영국 권위지 '가디언'의 월드컵 네트워크(World Cup Experts' Network) 회원사입니다. '가디언'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국 현지 전문가와 협업해 완성한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사 특약에 따라 풋볼리스트가 국내 독점 게재합니다.
▲ 아르헨티나의 대회 플랜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서로를 거의 눈감고도 이해할 만큼 호흡이 잘 맞는 선수단과 함께 월드컵에 나선다. 다만 선수단 전체가 최상의 몸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여러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매우 빡빡한 시즌을 치른 뒤 시즌 막판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앙헬 디 마리아를 제외하고는 카타르 월드컵 우승 당시의 주축 멤버들을 대거 선발로 내세울 전망이다. 스칼로니 감독의 기본 구상은 여전히 4-3-3 포메이션이다. 두 명의 센터백과 공격 가담이 뛰어난 풀백들로 수비진을 구축하고, 패스 능력이 뛰어난 활동량 많은 미드필더들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공격은 다시 한 번 리오넬 메시가 이끈다. 훌리안 알바레스와 티아고 알마다가 그를 지원하며, 특히 알마다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현재 선수단의 약 75%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 멤버들로 구성돼 있지만, 이탈리아 세리에A 코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니코 파스 등 유망주들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카타르 대회 당시에는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는 최고의 몸 상태로 출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칼로니 감독은 "이번 월드컵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대회가 될 것이다. 다가올 도전에 대비해 선수들을 철저히 준비시켜야 한다. 항상 승리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선수단에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지난 8년간 이어진 황금기를 재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잘 알고 있다. 스칼로니 감독 체제의 아르헨티나는 이미 메이저 대회 우승 3회를 달성했으며, 그의 계약은 월드컵 이후에도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스칼로니 감독은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은 많은 것을 요구한다. 팬들은 경기장에서 좋은 축구를 펼치는 팀을 원한다. 하지만 최고의 팀이 항상 우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 세 번째 월드컵 우승 별을 안긴 그는 현실적인 시각도 잃지 않고 있다.
월드컵 예선에서는 사실상 적수가 없었다. 아르헨티나는 남미(CONMEBOL) 예선에서 2위 에콰도르를 승점 9점 차로 따돌리며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역사상 처음으로 브라질 원정 월드컵 예선 승리라는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 감독: 리오넬 스칼로니
스칼로니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고,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세사르 루이스 메노티나 카를로스 빌라르도와 같은 전설적인 지도자들에 비해 지도자로서의 명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아르헨티나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겸손한 성품과 선수들과의 긴밀한 관계 역시 그를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인물로 만들었다. 스칼로니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의 코치로 대표팀에 몸담았다. 이후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 회장 클라우디오 타피아가 그에게 A매치 친선경기 지휘 기회를 부여했고, 정식 감독 경력이 전무했음에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스칼로니 감독은 빠르게 강력한 팀을 구축했고, 리오넬 메시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어냈다. 현재는 월드컵 우승 세대를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병행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가족은 스페인 마요르카에 거주하고 있으며, 스칼로니 감독은 틈날 때마다 고향인 아르헨티나 산타페주 푸하토를 찾고 있다.
▲ 핵심 선수: 리오넬 메시
의심의 여지 없는 아르헨티나의 에이스. 현 시대 최고의 선수는 바로 리오넬 메시다. 비록 현재는 유럽 빅리그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메시는 여전히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가장 먼저 바라보는 존재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르헨티나는 이제 메시가 없어도 경쟁력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진 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시는 여전히 대표팀의 상징이다. 로드리고 데폴과 크리스티안 로메로 같은 주축 선수들은 물론, 니코 파스와 같은 젊은 유망주들까지 모두가 메시를 우상으로 여기며 그를 위해 뛴다.
올해로 서른 여덟인 메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된다. 이는 월드컵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이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 그는 이번에도 월드컵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자신의 생일을 맞이하게 된다.
▲ 주목할 선수: 니코 파스
니코 파스는 소속팀 코모에서 세스크 파브레가스 감독에 연일 극찬을 받고 있다. 아마도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가장 재능 있는 젊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태어난 그는 아르헨티나축구협회가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지켜본 유망주였다. 결국 협회는 그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파스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선택했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성장한 그는 과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수비수였던 파블로 파스의 아들이기도 하다. 2024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본격적으로 대표팀 커리어를 시작했다.
파스는 "나는 스페인에서 태어났다. 두 나라 모두 사랑하지만, 결국 나를 가장 잘 대변하는 나라인 아르헨티나를 선택했다. 그곳의 사람들과 축구를 사랑하는 방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원에서 창의성과 기술을 겸비한 파스는 아르헨티나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스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언성 히어로: 티아고 알마다
티아고 알마다는 이미 월드컵 우승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그의 역할은 사실상 상징적인 수준에 가까웠다. 출전 시간은 극히 제한적이었고, 우승 여정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이번은 다르다. 카를로스 테베스와 같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가 지역인 푸에르테 아파체 출신인 25세의 알마다는 이번 월드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가장 중요한 공격 자원 중 한 명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최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의 경기력은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벨레스 사르스필드 유소년 시스템이 배출한 그는 아르헨티나 팬들에게 이번 대회의 가장 큰 깜짝 스타가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뛰어난 기술과 드리블 능력, 일대일 돌파에서의 강점, 그리고 강력한 슈팅 능력을 갖춘 알마다는 국가대표팀에서 앙헬 디 마리아가 남긴 공백을 메울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 기억해야 할 선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수비수다. 공격적인 수비 스타일과 강한 승부욕으로 인해 '엘 카르니세로(El Carnicero, 도살자)'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신장은 1m75로 센터백치고는 크지 않은 편이지만, 뛰어난 제공권 장악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우수한 기술과 빌드업 능력으로 보완한다.
뉴웰스 올드 보이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디펜사 이 후스티시아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21세의 나이에 아약스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이후 3년 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으며 잉글랜드 무대에 입성했다. 마르티네스는 조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선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자신의 몸에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기념하는 문신을 새겼으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사회적 이슈나 시사 문제에 대한 의견을 자주 공유하기도 한다. 이 같은 열정은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다만 가장 큰 약점은 부상이다. 그는 커리어 동안 몇 차례 심각한 부상을 겪었고, 이로 인해 대표팀에서도 꾸준히 주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한 뒤에는 "더 이상 축구를 하고 싶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다. 공허함을 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니콜라스 탈리아피코 :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멤버 가운데 현재까지 대표팀의 핵심으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 체제에서 꾸준한 경기력과 안정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입지를 다졌고, 현재는 대표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축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반필드 유소년팀 출신인 그는 헌신적인 플레이와 강한 책임감, 그리고 지치지 않는 활동량으로 유명하다. 특히 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 넘치는 경기 스타일은 탈리아피코를 상징하는 특징으로 꼽힌다. 경기장 밖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SNS와 개인 스트리밍 채널을 통해 인플루언서인 연인 카로 칼바그니, 그리고 반려견인 프렌치 불도그 갈로와 페푸와 함께하는 일상을 자주 공개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축구 외적인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 다양한 주제에 흥미를 갖고 있으며, 특히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그림 그리기다. 그는 "한 가지에만 집중하면 머릿속이 정리된다"고 말할 정도로 그림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디펜디엔테와 아약스에서 성공적인 시간을 보낸 뒤 현재는 프랑스 리그1의 리옹에서 활약 중이다. 신장이 크지는 않지만 뛰어난 위치 선정과 정확한 타이밍, 안정적인 대인 방어 능력을 바탕으로 약점을 극복한다. 꾸준함과 헌신, 그리고 풍부한 경험을 갖춘 그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수비진의 중요한 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코 마스탄투오노: 아직 18세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커리어만 놓고 보면 훨씬 더 많은 경험을 쌓은 선수처럼 보인다. 리베르 플라테 역사상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1군 데뷔에 성공한 그는 16세 때부터 뛰어난 왼발 기술로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하비에르 사비올라가 보유하고 있던 구단 최연소 득점 기록을 경신하며 리버 플레이트 역사상 가장 어린 득점자로 이름을 남겼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데뷔 초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여줬다. 뛰어난 드리블 능력과 강한 멘털, 강력한 슈팅, 그리고 또래 선수들에게서는 보기 드문 경기 이해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흥미롭게도 마스탄투오노는 축구뿐 아니라 테니스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선수다. 어린 시절에는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으며, 당시 경험이 현재의 축구 선수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마스탄투오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회에 출전했고, 정신력이 매우 중요한 스포츠를 경험한 것이 축구 선수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2025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입성한 그는 이미 세계 축구가 주목하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하지만 언젠가 고향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내 꿈은 리베르 플라테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이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된다면 정말 멋질 것"이라고 말했다.
▲ 예상 선발 라인업: 4-3-3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 나우엘 몰리나, 니콜라스 오타멘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니콜라스 탈리아피코 - 알렉시스 맥알리스터, 레안드로 파레데스, 엔소 페르난데스 - 리오넬 메시, 훌리안 알바레스, 티아고 알마다
▲ 아르헨티나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아르헨티나 팬들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조별리그 경기가 열리는 댈러스와 캔자스시티는 물론, 토너먼트에 진출할 경우 마이애미에서도 수많은 아르헨티나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울 전망이다.
월드컵 우승 이후 대표팀과 팬들 사이의 유대감은 더욱 강해졌다. 아르헨티나가 경기를 치르는 곳이라면 언제나 뜨거운 응원 분위기와 화려한 볼거리, 그리고 만원 관중이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조직적인 응원단이 원정 응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 미국이 치안과 경기장 보안에 매우 엄격한 국가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이번 대회에서도 특유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로 월드컵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 가스톤 페스타리노, 에르난 클라우스, 호아킨 사발라(올레)
편집= 김동환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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