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6월 8일 13시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금융사와 가상자산거래소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된 가운데 삼성카드가 두나무의 지분 1%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1%에 불과한 지분이지만 미래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를 통해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를 슈퍼 앱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SDS 등 3사 이사회는 오는 19일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 4%에 해당하는 139만주를 6128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삼성증권이 2%를 취득하고, 나머지 2사가 1%씩 보유할 계획이다.
앞서 하나은행이 두나무 지분 6.55%에 투자하면서,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중심으로 삼성 3사를 비롯해 ▲네이버, ▲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우리기술투자 등이 동맹을 맺게 됐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금융시장 전반의 변화가 발생될 수 있다"며, "이를 대비해 두나무와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자산 기반의 지급결제 사업 및 모니모 플랫폼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동맹의 핵심 축은 디지털자산 유통망을 쥔 가상자산거래소에 있지만, 유통망이 힘을 발휘하려면 디지털자산이 화폐처럼 막힘 없이 흐르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가상자산거래소와 제도권 금융이 힘을 합친 이유다.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모든 자산을 대상으로 토큰증권을 발행하면 업비트에서 거래하고, 하나은행이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토큰증권을 사고 파는 식이다. 삼성그룹 3사는 이 생태계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카드가 가맹점망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제 인프라를 지원할 수 있고, 삼성그룹 계열사들과 협업도 오프라인 확장성을 극대화한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이 과정에서 통합 앱 '모니모'가 슈퍼 앱으로 성장할 기회를 모색한다. 업비트의 생태계가 모니모의 생태계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 선물 거래를 시작한 코인베이스 사례를 들며 "향후 거래소 경쟁은 다양한 자산을 규제 환경 내에서 유통할 수 있는 종합금융 플랫폼 구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거래소 경쟁의 핵심은 거래 수수료 경쟁이 아니라 어떤 자산을 얼마나 넓은 규제 관할과 인프라 안에서 유통할 수 있는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가동맹으로 디지털자산 유통망과 표준 선점 경쟁
금융사와의 동맹을 결성한 것은 업비트만이 아니다. 국내 3위 코인원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OKX, 한국투자증권, 컴투스홀딩스와 4자 연합을 구성했다. 4위 코빗은 미래에셋컨설팅을 최대주주(지분율 92.06%)로 두고,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들과 협업할 전망이다.
이처럼 금융권이 가상자산거래소와 합종연횡하는 이유는 미래 디지털자산의 유통망과 표준을 선점하는 경쟁에서 밀리는 순간 바로 도태될 것이란 위기감 때문이다.
업비트가 최근 2년 사이에 코인베이스와 격차가 벌어진 배경도 코인베이스가 ▲양대 달러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을 주도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과 협업하며 유기적인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역사의 패턴을 보면, 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 AI 등 네 차례 사이클에서 수혜는 항상 기술보다 표준과 유통망을 장악한 기업에 집중됐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보유 자산이 아닌 금융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람 대신 AI 에이전트가 결제하는 시대…초소액 결제 특징
특히 사람이 아닌 AI 에이전트가 결제 주체로 등장하는 미래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카드업계의 긴장감은 커졌고 은행의 위기감은 극심하다. 스테이블코인이 후불, 할부 등 신용카드의 단기 여신 성격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지만, 차세대 결제에서 카드사가 배제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정현 나이스(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국가간 결제 및 송금 수요의 증가는 결과적으로 은행의 예수기반을 축소시키고, 대출 여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카드사의 경우 스테이블코인과 유사한 속성을 가진 체크카드의 사용 비중이 높지 않아 부정적 영향의 정도는 미미할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에이전트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결제망이나 은행망을 거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으로 M2M(Machine to Machine, 기계간)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에이전트 결제 시대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마이크로 페이먼트가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데이터와 콘텐츠에 과금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새 소비 패턴에 기존 페이먼트 구조는 분명한 한계를 보인다"고 짚었다.
AI 에이전트 시대에 결제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해서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웹 결제 프로토콜 ‘x402'를 표준으로 만들고자 ‘x402 재단’ 설립을 주도했다. 서클을 비롯해서 솔라나,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비자,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쇼피파이 등이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카카오페이도 지난 4월 창립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를 출시한 비자(Visa)는 AI 에이전트에게 가상의 카드를 부여하는 형태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AI 에이전트가 주도한 거래의 결제 성공을 발표했다. 또 올해 4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결제 생태계를 지원하는 '비자 에이전틱 레디' 프로그램을 출범했는데, 여기에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카카오뱅크 ▲하나카드 ▲현대카드 등 6개사가 참여했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AI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를 전통 금융과 크립토 네이티브(가상자산업계 중심) 양 진영이 동시에 구축하는 중"이라며 "전통 금융(비자, 마스터카드) 대 크립토 네이티브(x402)의 AI 결제 패권 경쟁이 펼쳐치고 있다"고 짚었다.
여신협회,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술검증 단계
국내 카드업계는 규제 한계 때문에 기존 결제망에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하는 방식을 시도 중이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명시된 업무 외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무를 부수업무로 추가하는 것이 불가능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취급이 어려운 상황이"이라고 지적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카드사들과 1~2차 스테이블코인 TF(전담팀)을 가동했고, 오는 7월까지 두나무 계열 블록체인 기술기업 람다256과 기술검증(PoC)을 끝낼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카드망에서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결제되는지 검증 중이다.
은행계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 솔라나(Solana)와 각각 손을 잡았다. 하나은행과 더불어 하나카드도 3월에 서클 계열사, 디지털자산 사업자 크립토닷컴과 방한 외국인 대상 결제 마케팅을 펼쳤다.
앞서 2월 우리카드는 블록체인 인프라기업 이큐비알홀딩스(EQBR)와 함께 제도권 금융에 도입 가능한 최적의 블록체인 모델을 검토하기로 뜻을 모았다. BC카드는 지난해 말 코인베이스와 손잡고 USDC로 국내 BC카드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QR 결제 솔루션 실증사업을 공동으로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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