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국민총소득(GNI) 잠정치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중동전쟁 여파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선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60원을 돌파했고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도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미 금리 인상 요인이 상당 부분 충족된 만큼 경제 성장률만 뒷받침되면, 한국은행은 7월 본격적인 긴축 페달을 밟을 전망이다.
◇환율·물가·가계부채…인상 명분은 이미 쌓였다
한국은행은 오는 9일 2026년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발표한다. 앞서 속보치에서 전 분기 대비 1.7% 성장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던 만큼 성장세가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이번 발표는 한국은행의 하반기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핵심 지표로 꼽힌다.
한은 입장에서 최근 금융시장을 둘러싼 여건은 통화정책 부담을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야간거래에서 1559원에 마감했고 장중 한때 1561.5원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 5월 3.1%를 기록하며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 영향이 겹치면서 물가 압력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은행권 가계대출도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수차례 경고했던 금융안정 리스크도 다시 불거졌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히며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장률·국민소득 증가…긴축 전환 마지막 변수
1분기 GDP·GNI 잠정치는 한은의 긴축 전환 시점과 강도를 가늠할 핵심 지표다. 앞서 한은이 발표한 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으로 집계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와 설비투자 회복이 성장을 견인했다. 한은도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성장률뿐 아니라 명목 GDP와 국민총소득(GNI) 증가 폭도 주목된다. 신현송 총재는 최근 1분기 국내총소득(GDI)이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하며 GDP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생산 증가가 국민소득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 성장과 소득 지표가 강한 흐름을 유지하면 한은은 경기 둔화를 이유로 금리 인상을 미룰 필요가 없다.
환율 급등과 물가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 긴축 필요성은 이미 높아진 상태다. 여기에 경기 회복세까지 확인될 경우 한은은 물가와 금융안정에 보다 무게를 둔 정책 판단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이미 7월 인상 반영…속도전 전망도
시장은 한국은행의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3.8%를 웃돌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채 금리 역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한국은행의 정책 기조가 인상 쪽으로 기울었다고 본다. 실제 지난달 금통위에서 공개된 금리 전망에서도 6개월 후 기준금리를 3.0% 수준으로 예상한 금통위원이 다수를 차지했다. 7월 인상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9일 발표될 GDP·GNI 잠정치로 향할 수밖에 없다. 환율과 물가, 가계부채 등 통화긴축 명분은 이미 상당 부분 쌓였다. 성장과 소득 지표마저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면 한은은 물가와 환율 안정에 집중해야 한다. 신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에서 “환율 쏠림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가 줄면 원화 절하 압력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이 속도전 관측도 제기된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올해 7월과 10월, 내년 1월, 4월에 금리를 인상해 최종 3.5%에 도달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7월 이후 연속적인 금리 인상 단행 또는 6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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