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켐생명과학이 암 오가노이드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개발 플랫폼 고도화에 나서며 ‘동물실험 의존도를 낮춘 차세대 신약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의약품·화학물질 분야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체시험법(NAM·New Approach Methodologies)이 바이오 업계 핵심 화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신약개발 업계는 오랫동안 동물실험 중심 비임상 평가 체계에 의존해왔다. 다만 동물모델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실제 환자 반응과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았고, 개발 비용 증가와 윤리적 논란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글로벌 규제기관이 오가노이드, AI, 인체 유래 세포 모델 등 대체기술 도입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8일 환자 유래 암 오가노이드(PDO)를 활용해 실제 종양 미세환경을 실험실 환경에서 재현하고, 여기에 AI 기반 분석 시스템을 결합한 신약개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 오가노이드는 환자의 암 조직을 활용해 체외에서 3차원 형태로 배양한 ‘미니 장기’ 또는 종양 모델을 의미한다. 기존 2차원 세포 실험과 비교해 실제 환자의 종양 특성과 약물 반응, 내성 가능성을 더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어 차세대 비임상 평가 기술로 주목받는다.
여기에 AI 분석 기술이 결합되면 후보물질의 약효와 독성, 환자군별 민감도, 반응 패턴 등을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신약 후보물질 실패 확률을 낮추고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실제 임상 성공률 향상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주목받는 개념인 NAM(New Approach Methodologies)은 동물실험을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한 평가 체계다. AI, 오가노이드, 인체 유래 세포, 데이터 모델링 등을 활용해 보다 사람 중심의 예측 모델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규제기관이 동시에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집중하는 축은 ADC(Antibody-Drug Conjugate)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강력한 약물을 결합해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이면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의 항암 플랫폼이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대규모 기술이전과 인수합병에 나서며 항암제 시장 핵심 영역으로 부상했다.
회사는 기존 ADC를 넘어 차세대 치료 기술인 PROTAC 기반 페이로드(payload) 접목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PROTAC은 질병 관련 단백질을 세포 내부에서 직접 분해하도록 유도하는 기술로, 기존 약물 접근이 어려웠던 표적까지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신약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엔지켐생명과학 측 설명에 따르면 ADC와 PROTAC 기반 페이로드가 결합할 경우, 항체가 암세포를 정밀하게 찾아간 뒤 세포 내부 질병 단백질까지 제거하는 방식의 항암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항암제 개발이 환자 맞춤형 정밀의학 방향으로 이동하는 만큼,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와 AI 분석 기술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자별 종양 특성과 약물 반응이 크게 다른 항암 분야에서는 정밀 예측 기술이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암 오가노이드 기반 스크리닝 플랫폼과 AI 예측 모델을 고도화하고, ADC와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을 접목한 항암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대표는 “AI와 오가노이드 기술 결합은 신약개발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동물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이라며 “동물실험 대체 흐름은 윤리적 요구를 넘어 신약개발 효율성과 예측력을 높이는 글로벌 산업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오가노이드, AI, ADC 뉴 모달리티(New Modality)를 결합한 정밀의학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관계사인 타깃링크테라퓨틱스 역시 플랫폼 고도화에 참여하고 있다. 오영선 타깃링크테라퓨틱스 대표는 “환자 유래 암 오가노이드와 AI 분석은 후보물질의 약효·독성을 더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도구”라며 “동물모델 중심 비임상 평가 한계를 보완하고 환자 반응 예측력을 높이는 정밀 항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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