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여성은 평생 약 400회의 월경을 경험한다. 생리는 자연스러운 신체 현상이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에게 건강과 정체성, 사회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생리를 부끄럽게 여기거나 말하기 어려운 문제로 치부하는 분위기는 교육 기회와 이동권, 사회 참여의 제한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 대표 여성 브랜드 템포는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생리 기간을 고립된 시간이 아닌 ‘일상의 연장’으로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생리로 인해 일상을 멈추지 않고, 각자의 속도대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템포가 주목한 지점은 생리용품의 기능을 넘어 여성의 자율성과 접근성이다. 생리용품은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일상 유지를 위한 생존 필수품이다. 그러나 비용 부담과 정보 부족, 신체적 제약은 여전히 일부 여성의 선택권을 제한한다. 생리 기간에 교체 주기를 무리하게 늘리거나 휴지, 신문지 등으로 대체하는 사례도 생리 빈곤의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시각장애 여성에게 생리는 위생과 안전을 넘어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예민한 기간이다. 비시각적 감각에 의존해야 하는 이들은 속옷의 축축함이나 냄새로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 외출 중 갑작스러운 샘이나 양의 변화를 파악하기 어려우면 불안감은 커지고, 검은 옷만 고집하거나 외출 자체를 포기하는 때도 생긴다.
이 같은 불편을 줄이기 위해 대표 제품 ‘템포 오리지널’ 패키지에 점자 안내를 도입했다.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리용품을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생리의 자유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보에서 시작된다는 브랜드 철학이 반영됐다.
탐폰은 시각장애 여성에게 생리용품 이상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외부 오염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일상을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촉각에 민감하고 반복된 루틴에 익숙한 이들에게 일정한 삽입 방식의 어플리케이터는 반복 학습이 가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생리 빈곤 문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사회 곳곳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생리용품 지원 사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슈가 잦아들면 관심과 지원 규모도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생리용품 접근성은 여성의 교육권과 이동권, 나아가 사회 참여와도 연결되는 문제로 평가된다.
템포는 단발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2020년부터 국제개발협력 NGO 지파운데이션과 함께 취약계층 여성을 위한 생리용품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기부 제품은 중·고등학교와 사회복지시설 등을 통해 여성들에게 전달됐다. 2026년 상반기까지 누적 기부액은 3억8200만원, 기부 수량은 137만개에 달한다.
이번 행보는 생리용품을 단순 소비재가 아니라 여성의 일상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필수 인프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리 기간에도 누구나 자신의 속도대로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품 개선과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템포 관계자는 “생리가 일상을 포기해야 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모든 여성이 자신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도록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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