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계속 울고 있는데 이상합니다.” 지구대에서 근무하다 보면 이렇게 시작되는 신고를 자주 접한다. 짧은 한마디지만 그 안에는 누군가의 걱정과 용기가 담겨 있고 전화 한 통이 한 아이의 삶을 지켜내는 시작이 되기도 한다.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무겁다. 혹시 아이가 다치지는 않았는지, 지금도 두려움 속에 있는 것은 아닌지. 짧은 이동 시간 동안 머릿속을 스치는 수많은 생각들은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마음을 긴장으로 채운다.
현장에서 마주한 아이들은 말보다 눈빛으로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방치된 채 혼자 시간을 보내던 아이, 반복된 폭언과 체벌 속에서 그것이 일상이라 여겨진 아이. 그 눈빛에는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어느새 익숙해진 체념이 담겨 있다. 어떤 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떤 아이는 부모의 눈치를 보며 “괜찮아요”라고 답한다. 그러나 그 짧은 말이 진심이 아님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현장에서의 경험은 말보다 더 많은 신호를 읽게 만든다.
하지만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겉으로 드러난 상처가 없는 경우도 많고 아이는 두려움에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부모는 훈육이었다고 말하며 상황을 부인하기도 한다. 법과 절차 속에서 즉각적인 개입에 한계가 있을 때 무력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 사건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어린아이가 방치와 학대 속에서 결국 생명을 잃은 그 사건은 우리가 놓쳤을지도 모를 작은 신호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좀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이 남는다.
아동학대는 결코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 반복되는 울음소리, 평소와 다른 아이의 모습 같은 작은 변화는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일 수 있다. 아이들은 스스로를 지킬 수 없기에 주변 어른들의 관심과 용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고는 결코 지나친 간섭이 아니다. 한 아이를 지키는 가장 적극적인 행동이다. 그래서 오늘도 경찰은 현장에서 아이들의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인다. 보이지 않는 상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모든 아이가 두려움이 아닌 웃음 속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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