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에 온 지 59년째.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아직도 이곳에 적응하는 중이다. 여전히 지구별의 삶은 낯설고 어렵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주변의 기대는 종종 충돌해 왔고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생각보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 촉박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자기 안에 자리한 욕망과 결핍이다. 늘 무언가를 더 원하게 만들고 현재의 자신을 부족하게 느끼게 만드는 그 욕망은 좀처럼 길들여지지 않는다. 욕망과 무의식은 여전히 다루기 어려운 짐승과도 같다.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59년간 삶을 배워 왔지만 아직도 그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인생은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20대와 30대 젊은이들은 얼마나 더 막막할까.
눈 깜짝할 사이에 세상이 바뀌는 시대다. 무엇이 유망한지,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조차 불분명하다. 학교와 취업, 결혼과 출산, 주거와 노후, 인간관계와 미래 설계까지 젊은 세대가 짊어진 고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들은 수많은 불안과 걱정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 한편이 저려온다. 그 불안과 혼란이 안쓰럽다. 하지만 동시에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모습은 참으로 뜨겁고 아름답다. 마치 암흑 같은 밤바다에서 폭풍우를 만난 배처럼 방향을 찾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내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그 자체로 존경받기에 충분하다.
필자는 조금 먼저 지구별에 도착한 여행자에 불과하다. 젊은이들에게 길을 가르쳐 줄 만큼 삶의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좀 더 오래 살아본 사람으로서 젊은이들에게 한 가지는 이야기하고 싶다.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세상은 모든 것을 빠르게 요구한다. 빨리 성공해야 하고, 빨리 돈을 벌어야 하며, 빨리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어린 나이에 창업에 성공했다는 이야기, 단시간에 큰돈을 벌었다는 뉴스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화려한 삶이 넘쳐난다. 값비싼 명품과 고급 자동차, 멋진 여행 사진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비교는 조급함을 낳고 조급함은 불안을 키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세상의 위대한 것들은 대부분 더디게 이뤄졌다. 어리석어 보였던 사람이 결국 산을 옮겼고 작은 물방울이 오랜 세월 끝에 바위를 뚫었다. 큰 그릇일수록 늦게 완성된다는 말도 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바둑에는 ‘선작오십가자필패(先作五十家者必敗)’라는 말이 있다. 초반에 오십 집을 먼저 지으면 반드시 패한다는 뜻이다. 오십 집이면 승패를 좌우할 큰 판세인데도 왜 패한다고 했을까. 너무 이른 성공은 때때로 사람을 방심하게 만든다.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빼앗기도 한다.
실제로 살아오면서 젊은 시절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무너져 다시 일어서지 못한 사람을 적지 않게 봤다. 반면 처음에는 보잘것없었지만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간 후 오래도록 안정적인 성공을 이룬 사람들도 봤다. 어쩌면 그것이 진정한 성공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 눈앞의 실패 때문에 너무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지구별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 실패도 경험이고, 방황도 경험이며, 돌아가는 길 또한 경험이다. 조금 늦어도 괜찮고, 남들보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더 멀리, 더 높이,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기 바란다.
조급함보다는 꾸준함으로, 불안보다는 희망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갔으면 한다. 젊은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 살아가고 있다. 여러분의 열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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