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며 북한을 100번 넘게 방문한 로완 비어드에 따르면 평양의 모습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벽돌 화덕 피자와 치킨윙을 파는 식당이 들어섰고, QR코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 중국산 전기차가 거리를 누비고 반려동물 가게와 PC방, BMW 판매장도 생겼다. 우버와 비슷한 차량 호출 앱 ‘삼흥’으로 택시도 부를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도한 건설 붐 속에 지난해 평양에만 신규 주택 1만채가 들어섰는데, 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시카고보다 많은 규모다. 디지털 경제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북한의 휴대전화 생산량은 연 50만대에 이르고, 50개가 넘는 스마트폰 브랜드가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과 생필품은 물론 처방약까지 주문할 수 있는 배달·결제 앱도 등장했다. 위성 분석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한 한국 싱크탱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야간 불빛은 5년 전보다 약 3배 밝아졌다.
한국은행 추정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2024년 3.7% 성장해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한국 싱크탱크들은 이후로도 성장세가 이어진 것으로 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노동당 대회에서 미국 주도의 제재를 겨냥해 “야만적 봉쇄”에도 경제 반등을 이뤘다며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
핵심 성장 동력은 러시아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1만 5000명 넘는 병력을 보냈고, 무기 판매로 2023년 여름부터 지난해 말까지 100억달러(약 15조486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은 분석했다. 북한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약 270억 달러(약 41조 8122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막대한 규모다.
파병 대가로는 5억 달러(약 7743억원)가 넘는 자금과 민감한 군사기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의 월간 무역액도 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가상자산 거래소 해킹으로도 수십억 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의 군사 노하우를 이전한 덕에 김 위원장이 민생 분야에 자원을 더 투입할 여력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북한은 평양 최대 규모 병원과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보다 큰 온실 단지, 새 해변 리조트 등 수년간 멈춰 있던 대형 건설 사업을 잇따라 마무리했다. 무기 판매와 해킹으로 번 돈이 주민에게도 일부 흘러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평양 밖은 여전히 가난하다. 주민 2600만명 가운데 약 절반이 영양실조 상태이며, 연간 GDP는 미국의 1%에도 못 미친다고 유엔 등은 지적한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