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 충남 제조업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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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고환율, 충남 제조업 ‘비상’

금강일보 2026-06-08 18:49: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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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대외 경제의 ‘이중고’가 덮친 가운데 제조업이 밀집한 충남지역 산업의 생산비 상승 압력이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튼튼한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가 극심한 대외 변동성 앞에서는 오히려 뼈아픈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8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 경제조사팀 정혜윤 과장이 발표한 ‘유가 및 환율 상승이 충남 지역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충남은 주요 대외 가격 변수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국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충남 전산업의 평균 생산비 증가율은 0.67%로 추산됐다. 이는 전국 평균인 0.36%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환율 상승에 따른 타격은 이보다 더욱 심각하다. 환율이 10% 오를 때 충남의 생산비 증가율은 무려 2.86%에 달해 이 역시 전국 평균치(2.10%)를 훌쩍 넘어선다.

이처럼 충남이 대외 충격에 유독 취약한 근본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제조업 비중과 높은 수출입 연계성에 있다. 2024년 기준 충남의 지역내총생산(GRDP) 중 제조업 비중은 47%로 전국 2위 규모다. 총부가가치 대비 수출액 비중은 91.1%에 달해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원유 등 에너지와 수입 중간재를 대규모로 들여와 가공한 뒤 다시 해외로 수출하는 구조적 특성상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환율 급등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산업별 파급 양상을 살펴보면 유가 상승의 충격은 원유 투입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부문에 집중됐다. 유가가 10% 오를 때 석유화학 업종의 생산비는 2.55% 상승했으며 이 중 82%가 원유를 직접 투입함에 따라 발생하는 ‘직접효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 반도체 업종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율이 0.12~0.28% 수준이었으나 이는 주로 에너지 관련 중간재 가격 상승에 따른 ‘간접효과’로 분석됐다.

반면 환율 상승의 파장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 주력 제조업 전반에 확산됐다. 환율 10% 상승 시 석유화학(4.80%), 철강(4.14%), 반도체(3.51%), 자동차(2.65%), 디스플레이(2.43%) 등 충남 경제를 이끄는 핵심 업종 모두에서 가파른 생산비 상승이 관찰됐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직접효과에 더해 비용이 비싸진 국내 중간재가 연쇄적으로 파급되는 간접효과가 중첩된 결과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 쇼크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향후 중동지역의 긴장이 완화되더라도 유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동 전쟁 장기화 등 ‘비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충남지역 전산업의 생산비 증가율이 2025년 대비 올해 4.24%, 내년 4.44%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역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원유·나프타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과 핵심 중간재 공급 차질에 대비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 과장은 “국제유가, 환율, 수입물가, 주요 원자재 가격, 해상운임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주요 위험 요인에 대비한 상황별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공동구매 체계 구축, 환율 리스크 관리 컨설팅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원자재 조달 안정성과 환율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가 상승의 영향이 큰 석유화학 등 에너지 집약 업종은 장기 공급계약, 구매 시점 분산, 적정 재고 관리 등을 통해 원가 변동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환율 상승의 영향이 큰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업종은 계약통화 및 수입처 다변화, 국내 조달 기반 확충 등을 통해 비용 변동 위험을 적극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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