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는 2014년부터 영국 권위지 '가디언'의 월드컵 네트워크(World Cup Experts' Network) 회원사입니다. '가디언'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국 현지 전문가와 협업해 완성한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사 특약에 따라 풋볼리스트가 국내 독점 게재합니다.
▲ 프랑스 대회 플랜
"보기는 답답하지만, 결국 승리하죠." 앙투안 그리즈만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당시 남긴 이 말은 현재 프랑스 대표팀을 가장 간결하게 설명하는 문장일지도 모른다. 프랑스는 그 대회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득점 생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스페인과 준결승전에서 랑달 콜로무아니가 기록한 골이 대회 전체를 통틀어 프랑스 선수가 오픈플레이 상황에서 넣은 유일한 득점이었다. 나머지 세 골은 모두 페널티킥이나 상대 자책골로 나왔다. 물론 이는 디디에 데샹 감독 체제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시기의 프랑스였다. 데샹식 축구가 어디까지 수비적으로 갈 수 있는지 한계를 시험한 셈이었다.
그러나 올해 3월 미국 원정 평가전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프랑스는 브라질과 콜롬비아를 상대로 두 경기에서 5골을 터뜨렸다. 당시 데샹 감독은 자신의 팀이 "예측하기 어렵고 읽기 힘든 팀이 되길 원합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공격력을 강화하면서도 수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데샹은 "가끔은 균형이 무너질 위험도 있었습니다"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프랑스의 근간은 여전히 수비다. 유럽 예선에서 프랑스보다 적은 실점을 기록한 팀은 단 네 나라뿐이었다. 동시에 공격진에는 막강한 재능이 넘쳐난다. 주장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해 발롱도르 위너 우스만 뎀벨레 그리고 차세대 스타 마이클 올리세까지 보유하고 있다.
뤼카 에르난데스는 "프랑스는 세계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선수 개개인의 면면만 놓고 보면 반박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다만 이들을 하나의 유기적인 팀으로 묶어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특히 2024년 올리비에 지루가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후 데샹 감독은 최적의 공식을 찾기 위해 고심해 왔다. 3월 평가전에서는 어느 정도 균형점을 찾은 듯 보였다. 그러나 보다 공격적인 버전의 프랑스가 실제 월드컵 본선에서도 등장할지는 여전히 가장 큰 관심사다.
▲ 감독: 디디에 데샹
데샹 감독은 이제 국가대표팀 감독의 기준점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실리적이고 보수적인 철학은 수많은 지도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역시 데샹식 접근법을 상당 부분 참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샹은 지난 12년 동안 프랑스를 두 차례 연속 월드컵 결승에 올려놓았고, 유럽선수권 결승에도 진출시켰다. 하지만 그의 축구는 끊임없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한 그의 반응은 단순했다. "그럼 다른 걸 보세요." 결과가 모든 것을 증명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을 예정인 만큼, 이제 와서 자신의 방식을 바꿀 이유도 없다. 과거 AS모나코, 올랭피크데마르세유에서 성공을 거둔 그는 대표팀 생활 이후 다시 클럽 무대로 복귀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 핵심 선수: 킬리안 음바페
프랑스 공격진에는 발롱도르 수상자 뎀벨레와 차세대 발롱도르 후보 올리세까지 포진해 있다. 하지만 중심은 여전히 음바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당시 프랑스를 이끌었던 그가 지금도 대표팀의 절대적인 에이스다. 과거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하는 윙어였던 음바페는 이제 완성형 골잡이로 진화했다. 현재는 최전방 9번 역할을 맡으며 프랑스 공격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레알마드리드 소속인 그는 프랑스 역대 최다 득점자인 지루의 기록을 곧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공격이 음바페를 중심으로 설계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 주목할 선수: 워렌 자이르에메리
자이르에메리는 아직 20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커리어의 극적인 상승과 하락을 모두 경험했다. 17세의 나이로 프랑스 A대표팀 데뷔전에서 골을 넣으며 차세대 슈퍼스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파리생제르맹(PSG)에서 입지가 흔들렸고, 대표팀에서도 U21 대표팀으로 내려가야 했다. 그러나 놀라운 반등에 성공했다. 현재는 세계 최고의 중원 중 하나로 평가받는 파리생제르맹(PSG) 미드필드의 핵심 멤버가 됐으며, 프랑스 대표팀에서도 더 큰 역할을 노리고 있다. 특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바이에른뮌헨을 상대로 보여준 활약처럼, 데샹 감독이 고민하는 오른쪽 풀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옵션으로도 거론된다.
▲ 언성 히어로: 다요 우파메카노
우파메카노는 지난 1년 동안 경기력의 안정감과 침착함을 크게 끌어올렸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윌리엄 살리바가 아스널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고, 대표팀에서도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대표팀에서 살리바가 더욱 빛날 수 있는 배경에는 우파메카노의 존재가 있다. 27세로 전성기에 접어든 바이에른 수비수는 아제르바이잔과 의미 없는 최종전을 제외한 모든 월드컵 예선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꾸준한 활약 덕분에 이브라히마 코나테조차 대표팀 내에서는 제한된 역할에 머물고 있다.
▲ 기억해야 할 선수
우스만 뎀벨레: 어떤 정상적인 팀이라면 발롱도르 수상자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겠지만, 프랑스는 그렇지 않다. 2024-2025 시즌 종료 후 시상식에서 데샹 감독과 함께 인터뷰에 나선 뎀벨레는 PSG에서 자신이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로 이동한 것이 얼마나 큰 효과를 냈는지를 설명했다. 그 변화는 파리 생제르맹이 구단 역사상 첫 UCL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뎀벨레는 데샹 감독이 루이스 엔리케 감독처럼 자신을 기용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데샹은 아직도 나를 오른쪽에서 뛰게 해요!”라고 뎀벨레가 농담하자, 데샹은 “그럼 나는 너를 왼쪽에 두겠다”고 받아쳤다. 결국 중앙 공격 역할은 음바페의 몫이다. 진지하게 말하면, 뎀벨레의 기량을 대표팀에서 최대한 끌어내는 것은 여전히 데샹 감독에게 과제다. 발롱도르 수상자인 그는 클럽에서는 최고 수준의 활약을 보여줬지만, 대표팀에서는 그 기량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현재 기준으로 A매치 57경기 7골에 그치고 있다.
마이클 올리세: 올리세는 선택할 수 있는 대표팀이 매우 많았지만, 오직 프랑스만을 바라봤다. 런던에서 태어난 바이에른의 공격수는 국제무대에서 잉글랜드, 알제리, 나이지리아를 대표할 수도 있었다. “저는 프랑스와 연결된 느낌이 있어요”라고 올리세는 성인 대표팀 첫 소집 이후 말했다. 프랑스 대표팀 동료들과의 연결을 만드는 것은 처음에는 올리세에게 쉽지 않았다. 언어 장벽을 극복해야 했고, 이는 그의 첫 언론 노출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저는 계속 밀어붙입니다,”라고 데샹은 말했다. 올리세를 기용한 판단은 옳았다. 올리세는 프랑스 대표팀에서 10년 동안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그리즈만의 장기적인 후계자로 여겨진다. 그리즈만은 국제 은퇴 이전까지 ‘레블뢰’에서 핵심적인 존재였다. 올리세의 느긋한 성격은 경기장 안팎 모두에서 나타나며, 그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로 만들었다. 일종의 ‘수수께끼 같은 존재’이지만, 동시에 매우 뛰어난 재능을 가진 건 분명하다.
은골로 캉테: 캉테가 첼시를 떠났을 때, 부상으로 모든 대회를 통틀어 단 9경기 출전에 그친 시즌 직후였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이미 끝났다고 봤고,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는 점 때문에 더 그렇게 여겨졌다. 하지만 데샹은 믿음이 강한 감독이다. 캉테를 다시 대표팀에 복귀시키는 데 필요한 것은 단 하나, 다시 경기를 많이 뛰는 것이었다. 캉테는 사우디에서 그걸 해냈다. 캉테는 유로 2024를 위해 대표팀에 재합류했을 뿐 아니라, 한때는 생애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다. 겸손함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지만, 동시에 그의 큰 야망을 가리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나는 단순히 월드컵에 나가는 것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우승하고 싶습니다”라고 캉테는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캉테의 프랑스 대표팀 시절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여전히 ‘레블뢰’ 유니폼을 입고 있다. 2월 초부터는 페네르바흐체에서 뛰며 이번 월드컵에 합류했다.
▲ 예상 선발 라인업: 4-2-3-1
마이크 메냥 – 쥘 쿤데, 윌리엄 살리바, 다요 우파메카노, 뤼카 에르난데스 – 오렐리앙 추아메니, 워렌 자이르에메리 – 우스만 뎀벨레, 마이클 올리세, 데지레 두에 – 킬리안 음바페
▲ 프랑스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높은 항공료와 숙박비는 프랑스 팬들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마다 약 1,000명의 프랑스 팬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표 응원단인 '이레지스티블 프랑세(Irrésistibles Français)' 소속 약 650명이 세네갈과의 첫 경기부터 함께할 전망이다. 이들이 경기장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응원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알레 레 블뢰(Allez Les Bleus·가자 프랑스)", "뛰지 않는 자는 프랑스인이 아니다(Qui ne saute pas n'est pas Français)" 그리고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가 북미 전역의 경기장에서 반복적으로 울려 퍼질 예정이다.
글= 루크 엔트위슬(GFFN)
편집= 김진혁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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