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조선·방산 호황
중국의 첨단 기술 굴기는 '위협 요인' 분석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인공지능(AI) 붐과 국제 분쟁에 따른 재무장 움직임으로 반도체와 조선, 방위산업이 혜택을 보면서 한국이 세계 경제의 승자가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도체와 방산을 포함한 전략적 부문의 호황이 경제 전반에 퍼지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보다 3.6% 늘었다. 마이클 브린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스 최고경영자(CEO)는 "몇몇 부문은 지금 딱 좋은 때"라며, 수입 에너지 의존과 높은 생활 물가, 청년 실업률 등 문제에도 "성장 엔진은 여전히 아주 잘 작동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AI 붐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을 이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초고압변압기를 만드는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의 수주도 늘었다고 FT는 전했다.
조선업에서는 다른 국가들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중국과 한국의 2파전 양상으로 좁혀지고 있고, 그러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한국 쪽으로 기울게 됐다고 FT는 분석했다. 한 거제도 조선소 근로자는 "남는 공간이 없을 만큼 가용 공간은 계속해서 모두 쓰고 있다"며 "생산능력은 100% 이상 가동 중이다. 정말 너무 바쁘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유럽, 아시아, 중동의 안보 우려 점증으로 방산도 호황이다. 한국의 무기는 미국 시스템에 따라붙곤 하는 제약이나 배송 지연이 거의 없어 서방 무기의 더 저렴한 대안이 되고 있다는 게 FT의 평가다.
그뿐 아니라 화장품이 프랑스에 이어 세계 수출 2위일 만큼 잘 나가고 있고 한국으로 유입되는 관광객 수도 급증세라고 FT는 전했다.
다만, FT는 중국과의 경쟁, 고유가로 철강과 석유화학 등 부문은 압박받고 있으며 중소기업도 임금 부담과 에너지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이 저가 제품 생산 중심에서 첨단기술 강자로 전환하는 것이 한국에는 실존적 위협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 이미 기계, 배터리, 디스플레이, 자동차 부문에서 선두 지위를 잃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영한 성균관대 교수는 이 매체에 "중국에 대해 기술적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산업이 시장에서 밀려나는 건 시간 문제"라며 "한국이 반도체 빼곤 거의 모든 부문에서 비교 우위를 잃어 가는 추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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