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와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외교 안보 분야에 대한 질문에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단기 목표는 북한의 모라토리움으로 잡고 협상해야 한다"며 비핵화 보다 현실적 접근을 강조했다.
"남북관계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어…대화·공존 필요"
"비핵화 목표 포기할 수 없어…단기적으로는 모라토리엄 협상 필요"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은 먼저 남북관계에 대해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만큼 나빠져 있다"며 "우리는 대화·소통·협력·공존·공동번영의 길을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세계 5위 수준의 군사력을 갖고 있고 북한은 31위 수준이라 객관적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적대적 태도로 긴장을 높여온 결과 북한이 담장을 쌓고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본다"며 "전쟁 중에도 외교는 필요하다. 오른손으로 싸우더라도 왼손은 잡아야 한다. 불필요한 희생을 막기 위해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현실과 이상 중 어느 한쪽에 매몰되면 안 된다"며 "장기적으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할 수는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핵물질 추가 생산 중단과 ICBM 개발 중단 같은 모라토리엄을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지금도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으며 ICBM 기술은 거의 완성 단계에 있다. 현 상태를 방치하면 더 나빠진다"며 "지금 상황을 중단시키는 것만으로도 국제사회와 한반도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핵무장 주장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은 핵무장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동아시아 전체가 핵무장 경쟁에 들어가고, 국제 제재로 국가 경제가 붕괴될 것"이라며 "핵무장 주장은 무책임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북한이 체제 위협을 느끼지 않고 '핵무기 없어도 된다'는 상황으로 발전하게 만드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며 "단기·중기·장기 목표를 설정해 현실적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선 "남북 간 경계가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포기할 수 없다"며 "역사적으로 수십 년, 수백 년 만에 다시 합쳐진 사례도 많다. 평화적 통일의 지향을 포기할 수 없으며, 당장은 평화 공존을 위한 대화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일 군수지원협정, 현실적 필요성 있지만 국민 정서상 현재로선 어려워"
일본 정부에서 요구 중인 한일 군수지원협정 체결에 대해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그거는 현실적 필요성이고, 우리는 국민들의 정서상 받아들이기가 현재는 어렵다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을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며 "과거사 문제와 영토 문제 등 갈등은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협력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중에 한미일 또는 한일 군사협력에 관한 문제는 좀 독특하다"며 "일본 입장에서는 한미일 또는 한일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저는 동북아의 안보 문제는 좀 복합적인 다자 안보 체계로 길게 보며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지금은 매우 대결적으로 일이 진척되고 있어서 조심해야 될 측면들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분명 주먹질을 해서 내가 눈도 터진 과거 기억이 있는데, '내가 전에 때려서 진짜로 미안하다. 다신 안 그럴게' 그래야 진짜 친구가 되지 않나"라며 "다카이치 총리께도 그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게 내 생각이 아니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바닥에 있는 마음의 일부"라며 "그런 것들이 정리될 필요가 있다. 돈의 문제도 아니고 그거는 정서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중동 문제, 주권·인권·국제 규범 존중돼야"
이재명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중동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국가 주권 존중, 보편적 인권 보장, 국제 규범 준수"라는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경찰 역할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이나 주권이 침해되는 문제라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이스라엘군의 과도한 행동은 국가 수반으로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와 더불어 한국 국민이 공해상에서 나포된 사건을 언급하며 "주권 침해이자 국제 규범 위반, 인권 침해"라고 규정했다.
또한 최근 이란과 관련된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선박이 이란산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에 피격됐다. 의도적 공격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확인된 이상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유사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의 주권, 국민 인권, 국제 규범이 훼손되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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