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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8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첨단 대한민국.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 이 모든 걸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사태를 ‘헌정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층 주도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와 성명이 이어지는 것엔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에 대해서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재선거 요구를 ‘부정선거론’과 구별하며 주권 감수성의 문제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표의 숫자나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다. ‘국민주권에 대한 존중이 말만 있었지 실제로는 없었던 거 아니냐’는 문제 제기로 보면 정말 심각한 문제인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둔감해졌다고 할까, 주권 감수성 부족 이런 게 아니었나 싶은 반성이 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적당히 넘어갈 뻔했는데 적당히 넘어갔으면 이런 일이 또 생겼을 거 아닌가”라며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해준 청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재차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선관위 개혁에 대한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선관위의 독립성 때문에 정부는 물론 국회나 감사원에서도 선관위에 대한 실질적인 감시·견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날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책임 소재를 수사할 것을 지시한 이 대통령은 “일부러 그랬는지, 또는 무언가 근본적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최소한 진상은 밝혀봐야 되겠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조정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 4부 요인과 만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선거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기본적 헌정 질서의 핵심을 이루는 그야말로 국민 주권의 실현 과정에 관한 것”이라며 “그 숫자가 얼마가 되든 그 결과에 영향이 있든 없든 ‘투표권 행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했다. 국민 주권 행사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게 보장하지 못했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정식 국회의장도 이번 사태에 대해 “행정적 편의만을 추구하다 정작 행정이 존재해야 하는 본질인 국민의 기본권을 훼손시킨 사태”라며 “국회도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과 확실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 오늘 여야 모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지체 없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하여 진상 규명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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