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영업노동조합이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갈등 끝에 창사 이래 첫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식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기화된 내수 침체와 원가 부담 속에서 인건비 리스크까지 마주한 식품기업들은 이번 사태가 향후 노사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는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파업에는 국내 슈퍼마켓 납품과 판매를 담당하는 영업직 직원 70여명이 참여했으며 오후 근로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노조는 앞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94.5%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오리온 노사는 지난 1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교섭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4월 교섭 결렬에 이어 4월과 5월 두 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최종안으로 임금 인상률을 기존 2%에서 3.5%로 상향 제시했으나, 노조는 회사 성장세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를 거부하고 기본급 7.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과거 노사가 합의했던 기본급과 수당 비율 조정(6대4→7대3) 이행과 현장 직무 보상체계 개선도 함께 촉구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오리온이 제과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제공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리온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직원 평균 연봉은 8100만 원으로 동종업계 다른 기업들을 크게 웃돈다. 그럼에도 갈등이 폭발한 것은 내부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보상의 괴리 때문으로 관측된다. 2024년(8800만 원)과 비교하면 지난해 평균 연봉은 오히려 감소한 수준이며, 최근 3년간 배당금이 494억 원에서 1384억 원으로 급증하며 주주환원이 확대된 것에 비해 내부 직원 보상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해외 사업 호조와 국내 사업 정체도 노사 간 인식 차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3324억원, 영업이익 558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66.7%(2조2257억원)는 중국·베트남 등 해외 법인에서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해외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한 반면, 한국 법인 매출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외 사업 성과를 임직원 보상에 어느 수준까지 반영할지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식품업계 전반의 임단협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농심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임금교섭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오리온 파업을 주도한 화섬식품노조가 해태제과·파리바게뜨·던킨·삼립·풀무원·동서식품·정식품 등 업계 전반에 조합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 노사는 오는 10일 추가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공시 기준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도 지난 10여 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매년 임금 인상과 함께 상·하반기 PI 성과급, PS 성과급, 추석 특별성과급 등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와 원만한 교섭을 통해 더 좋은 회사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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