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교조 대전지부
최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대전교육청은 이를 예방·대응하기 위한 별도 조례를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전지부에 따르면 서울·부산·인천·울산·대구·충북·제주 등 전국 13개 시·도교육청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준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예방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들 조례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센터 설치, 피해자 보호 조치, 조사 절차, 가해자에 대한 징계 및 조치, 2차 가해 방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일부 교육청은 피해 교직원에 대한 심리 상담과 법률 지원 체계까지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반면 대전교육청은 현재까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별도 조례를 두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관리자나 동료에 의한 괴롭힘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구제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대전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불거진 학교장 갑질 논란에서도 드러났다.
전교조 대전지부가 8일 대전교육청 감사관실에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해당 학교장은 자신이 다니는 사설학원 강사를 공개채용 절차 없이 외부강사로 내정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수업에 동행한 외부인에 대한 아동학대 및 성범죄 경력 조회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결정 번복, 교직원 의견 묵살, 교내 메신저 내용 무단 활용, 학부모 앞 고성 등 비민주적 학교 운영이 있었다는 내용도 신고서에 포함됐다.
특히 지난해 실시된 교사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7%가 학교장의 운영 방식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교사 30명이 학교 운영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단순 개인 간 갈등을 넘어 조직문화와 교직원 보호 체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신고와 조사, 피해자 보호, 재발 방지 절차를 명문화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은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이번 신고서에 담긴 모든 사안에 대해 즉각적이고 엄정한 조사를 실시하고,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학교장에 대해 상응하는 징계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대전교육청이 '직장 내 괴롭힘 조례' 미제정 교육청이라는 불명예를 씻을 수 있도록 이번 사례를 계기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금지에 관한 조례'를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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