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논의 재점화...계속고용 방식 놓고 이견
8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하반기 국회에서는 65세 정년연장을 비롯해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 퇴직연금 제도 개편 등이 주요 노동정책 과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정년연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이달 말 활동 종료를 앞두고 최종 권고안 마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관련 법안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년연장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법정 정년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과제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단계적으로 상향돼 2033년 65세에 도달한다. 이에 따라 최대 5년의 소득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는 정년연장 입법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최근 발표한 대국민 인식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8.3%가 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데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계는 하반기 국회에서 관련 입법이 추진될 수 있도록 대정부·대국회 압박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 증가와 청년 채용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 연장 방식 자체도 쟁점이다. 경영계는 기존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새로 계약하는 방식의 계속고용 모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새 계약 땐 임금 조정 등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반면 노동계는 임금 삭감을 전제로 한 정년 연장에는 선을 긋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앞서 기자단 차담회에서 "정년연장 논의는 많이 숙성된 의제"라면서도 "조금 더 설득 과정을 거쳐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근로자추정제 재추진...플랫폼 노동 보호 쟁점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입법도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가 추진해 온 근로자추정제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당초 노동절 이전 입법을 목표로 했지만 소상공인 단체와 경영계 반발로 추진이 지연됐다.
근로자추정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플랫폼 종사자를 원칙적으로 근로자로 추정해 노동관계법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도 도입 배경에는 빠르게 증가하는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가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를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한정하고 있어 배달기사와 학습지 교사 등은 노동법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노동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2019년 669만명에서 2024년 869만명으로 늘었다.
함께 추진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 등 다양한 노무제공자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 보장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경영계는 기업 부담 증가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으며 노동계 역시 보호 대상이 제한적이라며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 모두 현행 정부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 수정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외에도 퇴직연금 제도 개편과 고용보험 체계 개편,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실업급여 적용 확대 논의 등도 하반기 주요 노동정책 과제로 거론된다.
이처럼 하반기 노동입법 과제 상당수가 노사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인 만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도 관련 연구에서 노동시장 현안 해결을 위해 사회적 대화와 이해관계자 간 협의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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